대구시 공공배달앱 ‘대구로’가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배달앱 중 유일하게 선전해 주목받고 있다. 다른 지자체 앱이 부진을 견디다 못해 지난해와 올해 잇달아 서비스를 폐지한 것과 대비된다.

16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로의 지역 내 배달앱 점유율은 10%가량이다. 경기도의 ‘배달특급’ 등이 1~2%대 점유율을 기록하는 것과 대비된다.
배달앱 '대구로' 나홀로 승승장구 비결은…
2021년 서비스를 시작한 대구로 회원은 2021년 17만 명에서 지난달 말 기준 54만여 명으로 늘어났다. 가맹점도 같은 기간 9000개에서 1만8000개로 증가했다. 약 4만5000개인 대구 음식점의 40%가 대구로에 가맹했다.

ADVERTISEMENT

지난해 배달 주문은 231만 건, 매출은 570억원 규모였다. 대구로에서 이용 가능한 택시호출 건수는 268만 건, 매출은 75억원에 달했다. 소상공인이 대구로로 받은 수수료 절감 혜택은 총 105억원에 달한다.

대구로는 지자체 지원에 의존한 공공앱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편견을 깬 사례로 주목받는다. 시가 공공기관에 앱 운영을 맡기지 않고 정보기술(IT) 전문 사업자와 함께 앱을 운영한 게 성공 포인트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중곤 시 경제국장은 “대구로는 시장을 독점한 민간 배달앱의 횡포에 맞서 영세 상인을 보호한다는 취지를 실현하고 있다”며 “음식 배달에 그치지 않고 택시호출, 대리운전 서비스 적용 등 꾸준히 서비스를 확대해 시민 생활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은 덕분”이라고 밝혔다.

ADVERTISEMENT

최근 민간 배달앱들이 수수료를 대폭 인상해 대구로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결제 수수료를 합한 배달 플랫폼별 총수수료율은 배달의민족(다음달 9일부터)과 쿠팡이츠가 12.8%, 요기요가 15.5%인 데 비해 대구로는 4.2%에 불과하다. 민간 배달앱이 수수료를 올리면서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최저임금보다 무서운 게 수수료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는 온누리상품권을 대구로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 정부는 지난 15일 이 방안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현덕 경북대 교수는 “시가 처음부터 IT 전문 기업과 협업해 민간 플랫폼에 대응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