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새 수장' 배출 네덜란드 외무와 통화…'공급망 안정' 네덜란드 협력 요청
네덜란드 외무 "나토, 시종일관 방어적 조직…중국과 디커플링엔 찬성 안해"
왕이 "평화 문제, 中이 가장 기록 좋아…나토, 이유없이 中비난"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이 중국을 '러시아의 결정적 조력자'로 규정하며 중국의 안보 위협을 경계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비판했다.

12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주임은 전날 카스파르 펠트캄프 네덜란드 외무장관과 전화 통화에서 "나토 워싱턴DC 정상회의가 중국에 대해 이유 없이 비난했는데, 중국은 이를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왕 주임은 "평화와 안보 문제에서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기록이 좋은 강대국(大國)으로, 시종 국제 사회의 평화·안정 역량이었다"며 "중국과 나토 국가들은 정치 제도와 가치, 이념이 서로 다르지만 이것이 나토가 중국과 대결을 선동할 이유가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올바른 길은 대화 강화와 이해 증진, 기본적 상호 신뢰 구축으로 전략적 오판을 피하는 것"이라면서 "나토는 본분을 지키고 아시아·태평양 사무 개입과 중국 내정 간섭, 중국의 정당한 권익에 대해 도전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 주임은 "중국은 평등의 기초 위에서 나토와 접촉을 유지하고, 상호 존중의 기초 위에서 교류를 전개할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나토는 오는 10월 1일 새 수장(사무총장)으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를 맞아들인다.

'푸틴 저격수'로 불리는 뤼터 총리는 역대 영국·미국 정상과 양호한 관계를 유지했으며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가장 성공적으로 상대했다고 평가받는 EU 정상 중 하나다.

그의 사무총장 지명을 두고 미 대선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불확실한 국제 정세 속에 변화보다는 안정감 있는 인물을 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이에 펠트캄프 장관은 "나토는 회원국 자신의 안보 수호를 위해 힘쓰고 있고, 시종일관 방어적 조직이었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아울러 중국은 이날 네덜란드에 '공급망 안정'에 힘을 보태달라고도 요청했다.

미국은 반도체 장비 강국인 네덜란드가 대(對)중국 첨단 반도체 규제에 동참해야 한다고 요구해왔고, 중국은 미국 주도 수출 통제를 비난하고 있다.

왕 주임은 "네덜란드가 유럽이 객관적·이성적으로 중국을 바라보고 중국-유럽 관계가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발전하도록 건설적 역할을 발휘할 것이라 믿는다"며 "네덜란드는 무역으로 세운 나라로 일관되게 자유무역을 지지해왔고 중국은 네덜란드와 협력을 강화해 함께 글로벌 산업망·공급망 안정을 지키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에 펠트캄프 장관은 "불안정한 국제 정세를 맞아 네덜란드는 중국과의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에 찬성하지 않고 중국과 소통을 유지해 실무적 양자 관계를 발전시킬 의향이 있다"면서 "유럽과 중국의 관계는 극도로 중요하고 이견이 협력을 가로막아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두 장관이 공동의 관심사인 국제·지역 문제에 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