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려원 "제 불안 '졸업'시켜준 작품…다시 봐도 인생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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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4년 07월 10일 07시 00분 전에는 제작 목적 외의 용도, 특히 인터넷(포털사이트, 홈페이지 등)에 노출해서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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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서 대치동 국어강사 서혜진 역…"칼 백만번 가는 느낌으로 판서 연습"
"처음으로 제 연기에 만족…스스로 '충분했다' 말했죠"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졸업'은 여느 드라마와 달리 따로 포스터 촬영을 하지 않았다.
총 석 장 중 두 장은 스틸컷을 활용해 만들었고, 두 주연 배우가 학원 책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은 나머지 포스터 한 장은 둘이 촬영 중 쉬는 시간에 장난 반, 진심 반으로 찍은 사진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지난 9일 드라마 종영을 기념해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정려원은 "위하준 배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려고 찍은 사진인데, 그 사진이 포스터가 됐다"며 "멜로는 충분히 (잘) 했구나 싶었다"고 웃음 지었다.
"드라마에서 자꾸 싸우기만 하니까, 우리끼리라도 멜로 드라마처럼 찍어보자고 찍은 사진이에요.
(웃음) 홍보할 때 SNS에 올리려고 했는데, 감독님이 그 사진을 포스터로 골라주셨죠." 정려원과 위하준, 두 주인공의 자연스러운 '케미'(호흡)가 묻어나는 '졸업'은 대치동 학원가를 배경으로 한다.
정려원은 인근 고등학교 내신 국어 만점자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스타 강사 서혜진을 연기했다.
정려원은 '졸업'을 "운명처럼 제게 찾아온 작품"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3월 13일 일기장에 안판석 감독님과 작업하고 싶다고 적었는데 5월 12일 '졸업' 대본이 제게 왔다"며 "안 감독님의 신작이고, 멜로라는 얘기를 듣자마자 '다 좋으니까 당장 한다고 전해달라'고 했다.
첫사랑을 만난 것처럼 기뻤다"고 기억했다.
'졸업'은 멜로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봄밤', '밀회' 등을 탄생시킨 안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정려원은 "안 감독님과 작업하면서 처음으로 제 연기에 만족하는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졸업'은 제 불안을 졸업하게 해준 작품"이라며 "다시 봐도 인생작이 맞는 것 같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저는 원래 감독님께 '오케이' 사인을 받고 싶어 했고, 감독님의 확인을 받아야 마음이 편했는데, 안 감독님은 절대 정답을 말씀해주시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웃음) 제가 연기에 스스로 '오케이'를 해야 하는 상황이 왔고, 그렇게 저에게 '충분하다'고 말해주는 법을 배운 것 같아요.
"
극 중 대치동 국어 강사인 정려원은 특히 학생들 앞에 서서 강의하는 장면을 "자다가 찔러도 대사가 나올 만큼 연습을 많이 했다"고 꼽았다.
그는 "대치동 학원 수업을 몰래 참관했고, 학생들이 집에 간 뒤에 홀로 학원에 남아 새벽까지 판서 연습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열심히 연습했는데 막상 판서 장면이 별로 안 담겨 감독님께 서운하기도 했다"며 "칼을 백만번 갈았는데 한 번 그어보고 끝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대본을 읽지도 않고 바로 출연을 결심했다는 정려원은 "막상 대본을 4부까지 읽었는데 멜로가 아닌 것 같아서 당황했고, 이후 멜로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고서는 대본을 읽다가 설레어서 소리 지르면서 대본을 몇 번씩이나 집어던졌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저는 멜로라고 듣고 1부부터 16부까지 잔잔하게 내리는 소나기를 기대했는데, 5부부터 갑자기 쓰나미가 불어닥치는 기분이었다"고 빗댔다.
"'행간 읽으셨죠?' 대사를 읽고 정말 '꺅' 소리 질렀어요.
주인공을 왜 국어 강사로 설정했는지 이해가 되더라고요.
말의 핵심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하고자 하는 말을 깔끔하게 전달할 줄 아는 사람들의 연애라 새롭고 설렜어요.
" 2000년 그룹 샤크라로 데뷔한 정려원은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샐러리맨 초한지', '검사내전' 등에 출연했다.
그는 "인생의 명장면을 돌이켜보면 2007년 신인여우상 후보로 제28회 청룡영화상에 참석했을 때가 떠오른다"고 꼽았다.
그는 "너무 긴장해서 손이 덜덜 떨리는데, 화장실에서 5분 동안 거울을 들여다보며 마음을 가다듬었다"며 "거울을 보며 '네가 떨고 있는 거 너 말고 아무도 몰라. 괜찮아'라고 스스로 말하면서 침착하려고 애썼다"고 기억했다.
이어 "과거에는 긴장하거나, 프로답지 못한 모습을 보일까 봐 두려웠는데 40대에 접어든 이후에는 '실수해도 괜찮아. 뭐 어때'라는 마음으로 나 자신을 다독이면서 산다"고 말했다.
"여태까지 단 한 번도 스스로에게 충분했다고 말해준 적이 없어요.
늘 뭔가 불안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았죠. '졸업'이 끝나는 마지막 촬영 날에서야 처음으로 입 밖으로 '훌륭해', '잘했어', '충분해'라고 말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제 인생작이라는 거예요.
(웃음)" /연합뉴스
엠바고 파기시 전적으로 귀사에 책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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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서 대치동 국어강사 서혜진 역…"칼 백만번 가는 느낌으로 판서 연습"
"처음으로 제 연기에 만족…스스로 '충분했다' 말했죠"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졸업'은 여느 드라마와 달리 따로 포스터 촬영을 하지 않았다.
총 석 장 중 두 장은 스틸컷을 활용해 만들었고, 두 주연 배우가 학원 책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은 나머지 포스터 한 장은 둘이 촬영 중 쉬는 시간에 장난 반, 진심 반으로 찍은 사진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지난 9일 드라마 종영을 기념해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정려원은 "위하준 배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려고 찍은 사진인데, 그 사진이 포스터가 됐다"며 "멜로는 충분히 (잘) 했구나 싶었다"고 웃음 지었다.
"드라마에서 자꾸 싸우기만 하니까, 우리끼리라도 멜로 드라마처럼 찍어보자고 찍은 사진이에요.
(웃음) 홍보할 때 SNS에 올리려고 했는데, 감독님이 그 사진을 포스터로 골라주셨죠." 정려원과 위하준, 두 주인공의 자연스러운 '케미'(호흡)가 묻어나는 '졸업'은 대치동 학원가를 배경으로 한다.
정려원은 인근 고등학교 내신 국어 만점자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스타 강사 서혜진을 연기했다.
정려원은 '졸업'을 "운명처럼 제게 찾아온 작품"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3월 13일 일기장에 안판석 감독님과 작업하고 싶다고 적었는데 5월 12일 '졸업' 대본이 제게 왔다"며 "안 감독님의 신작이고, 멜로라는 얘기를 듣자마자 '다 좋으니까 당장 한다고 전해달라'고 했다.
첫사랑을 만난 것처럼 기뻤다"고 기억했다.
'졸업'은 멜로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봄밤', '밀회' 등을 탄생시킨 안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정려원은 "안 감독님과 작업하면서 처음으로 제 연기에 만족하는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졸업'은 제 불안을 졸업하게 해준 작품"이라며 "다시 봐도 인생작이 맞는 것 같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저는 원래 감독님께 '오케이' 사인을 받고 싶어 했고, 감독님의 확인을 받아야 마음이 편했는데, 안 감독님은 절대 정답을 말씀해주시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웃음) 제가 연기에 스스로 '오케이'를 해야 하는 상황이 왔고, 그렇게 저에게 '충분하다'고 말해주는 법을 배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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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대치동 국어 강사인 정려원은 특히 학생들 앞에 서서 강의하는 장면을 "자다가 찔러도 대사가 나올 만큼 연습을 많이 했다"고 꼽았다.
그는 "대치동 학원 수업을 몰래 참관했고, 학생들이 집에 간 뒤에 홀로 학원에 남아 새벽까지 판서 연습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열심히 연습했는데 막상 판서 장면이 별로 안 담겨 감독님께 서운하기도 했다"며 "칼을 백만번 갈았는데 한 번 그어보고 끝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대본을 읽지도 않고 바로 출연을 결심했다는 정려원은 "막상 대본을 4부까지 읽었는데 멜로가 아닌 것 같아서 당황했고, 이후 멜로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고서는 대본을 읽다가 설레어서 소리 지르면서 대본을 몇 번씩이나 집어던졌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저는 멜로라고 듣고 1부부터 16부까지 잔잔하게 내리는 소나기를 기대했는데, 5부부터 갑자기 쓰나미가 불어닥치는 기분이었다"고 빗댔다.
"'행간 읽으셨죠?' 대사를 읽고 정말 '꺅' 소리 질렀어요.
주인공을 왜 국어 강사로 설정했는지 이해가 되더라고요.
말의 핵심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하고자 하는 말을 깔끔하게 전달할 줄 아는 사람들의 연애라 새롭고 설렜어요.
" 2000년 그룹 샤크라로 데뷔한 정려원은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샐러리맨 초한지', '검사내전' 등에 출연했다.
그는 "인생의 명장면을 돌이켜보면 2007년 신인여우상 후보로 제28회 청룡영화상에 참석했을 때가 떠오른다"고 꼽았다.
그는 "너무 긴장해서 손이 덜덜 떨리는데, 화장실에서 5분 동안 거울을 들여다보며 마음을 가다듬었다"며 "거울을 보며 '네가 떨고 있는 거 너 말고 아무도 몰라. 괜찮아'라고 스스로 말하면서 침착하려고 애썼다"고 기억했다.
이어 "과거에는 긴장하거나, 프로답지 못한 모습을 보일까 봐 두려웠는데 40대에 접어든 이후에는 '실수해도 괜찮아. 뭐 어때'라는 마음으로 나 자신을 다독이면서 산다"고 말했다.
"여태까지 단 한 번도 스스로에게 충분했다고 말해준 적이 없어요.
늘 뭔가 불안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았죠. '졸업'이 끝나는 마지막 촬영 날에서야 처음으로 입 밖으로 '훌륭해', '잘했어', '충분해'라고 말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제 인생작이라는 거예요.
(웃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