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정상들, '러시아식 언론통제법' 조지아 가입절차 사실상 중단
러시아식 언론통제법을 채택한 흑해 연안 국가 조지아의 유럽연합(EU) 가입 절차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고 EU 정상들이 27일(현지시간) 밝혔다.

AFP와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EU 정상들은 브뤼셀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식 언론·NGO 통제법으로 비판받는 '외국 대리인(foreign agent)법'이 조지아의 EU 가입 노력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조지아 정부에 대해 '외국 대리인법'에 대한 입장 변경을 통해 EU 가입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표시해 달라고 거듭 요구했다.

EU는 '외국 대리인법'을 추진하는 조지아 여권에 대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으나, 이로 인해 조지아의 친러시아화가 가속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라고 AFP는 전했다.

조지아는 지난해 12월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획득했다.

조지아의 외국 대리인법은 전체 예산 가운데 20% 이상을 외국에서 지원받는 언론과 비정부기구(NGO)를 '외국 권력의 이익을 추구하는 기관'으로 간주해 '외국 대리인'으로 의무 등록하게 하고 이를 어기면 벌금을 내게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조지아 야권은 친러시아 정권이 2012년 러시아가 비슷한 법안을 제정해 반체제 인사를 탄압했던 것을 본떠 국내 민주 인권 세력을 탄압하려는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규모 반대 시위도 벌어졌지만, 조지아 의회는 이달 초 국회의장의 서명을 거쳐 외국 대리인법을 최종 승인했다.

과반이 넘는 90석의 의석을 가진 친러 성향 야당인 '조지아의 꿈'은 무소속인 친서방 성향의 살로메 주라비슈빌리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도 지난달 28일 표결을 거쳐 이 법안을 재의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