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대혁명을 끄집어낸 英 기자 "트라우마는 계속된다"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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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장례
타냐 브레니건 지음
박민희 옮김/마르코폴로
440쪽|2만5000원
타냐 브레니건 지음
박민희 옮김/마르코폴로
440쪽|2만5000원
![문화대혁명을 끄집어낸 英 기자 "트라우마는 계속된다" [서평]](https://img.hankyung.com/photo/202406/01.37154586.1.jpg)
<기억의 장례>는 그 기억을 다시 끄집어낸다. 책을 쓴 타냐 브레니건은 영국 가디언지 기자다. 2008~2015년 중국 특파원을 지내며 그는 깨달았다. 문화대혁명이 단지 과거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지금도 중국 사회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집단적 트라우마라는 것을. 그는 문화대혁명에 가담하고, 겪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책은 문화대혁명이 다양한 그룹의 사람들에 의해 어떻게 기억되고, 잊혀지고, 재해석되고 있는지 탐구한다.
![문화대혁명을 끄집어낸 英 기자 "트라우마는 계속된다" [서평]](https://img.hankyung.com/photo/202406/01.37154608.1.jpg)
팡중모우는 고집을 꺽지 않았고, 남편과 아들에게 고발당했다. 그리고 두 달 뒤 처형당했다. 저자에게 장훙빈은 이렇게 털어놓았다. “내가 어머니에게 한 짓은 짐승보다 못했어요.” 같이 어머니 무덤에 가서는 통곡하며 울부짖었다. “어머니! 불효자가 왔어요! 어머니!”
중국인들이 과거를 속죄하는 것만은 아니다. 시진핑 시대 들어 문화대혁명에 대해 말하기란 더 어려워졌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가 처음 중국에 갔을 때보다 중국 정부의 통제는 더 강해졌고, 이제는 사람들을 만나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들을 수 없을 거라고 말한다. 인터넷에 개설된 문화대혁명 추모 사이트도 폐쇄됐다.
저자는 책을 통해 다음과 같이 묻는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게 되면 사회는 어떻게 될까. 과거가 묻히고, 착취되고, 다시 그려지면 현재는 어떻게 될까. 이어 중국은 여전히 문화대혁명의 잔재를 완전히 벗어던지지 못했다고 말한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