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 2위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 간 이른바 ‘관리된 갈등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양한 경제 문제가 한번에 해결되지 못하고 조금씩 개선되거나 커지면서 지연되고 있다. 핵심 쟁점인 인공지능(AI) 분야에선 엔비디아 같은 특정 기술 기업이 지정학적 갈등의 영향을 크게 받게 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깨지기 쉬운 휴전"미국과 중국 정상의 지난 30일의 회담은 상호 양보를 통한 '스몰딜'로 요약된다. 가장 주목할 만한 합의는 관세와 수출통제 조치의 일부 완화다. 미국은 기존 평균 57%에 달하던 대중 관세를 47%로 10%포인트 인하했다. 합성 마약 펜타닐 관련 품목에 대한 추가 관세는 20%에서 10%로 낮추기로 했다.중국은 첨단 산업의 핵심 자원인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를 1년간 유예했다. 중단했던 미국산 대두 수입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중국 국영기업 COFCO는 회담 직전 미국산 대두 약 18만 톤을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국 간 항만 이용료 등 해상운송 관련 추가 비용을 12개월간 상호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는 연간 약 32억 달러의 부담 완화 효과가 추산된다.그러나 시장의 최대 관심사였던 핵심 기술 분야에선 갈등은 봉합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회담 후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칩 '블랙웰'에 대해 "블랙웰은 논의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기술 패권 경쟁은 협상의 대상이 아님을 재확인했다.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이번 합의를 구조적 문제 해결이 아닌, '전술적 휴전'으로 정확히 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주식 시장은 뚜렷한 방향성 없이 혼조세를 보였다. 회담 당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31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첫 정상회담에서 무라야마 담화를 언급하며 “침략 역사를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다카이치 총리도 중국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인권 문제를 거론하며 날을 세웠다.관영 매체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다카이치 총리와의 양자회담에서 중국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촉구했다. 그는 “역사와 대만 등 중대한 원칙 문제를 명확하게 규정해 중·일 관계가 피해를 보거나 근본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시 주석은 이날 “서로 협력 동반자가 돼야지, 위협을 만들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위협은 주일 미군기지에 배치한 중거리 미사일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침략 역사를 반성하고 피해국에 사과한 무라야마 담화 정신을 널리 알려야 한다”며 우파 성향인 다카이치 총리를 견제했다.다만 경제 부문에선 협력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첨단 제조, 디지털 경제, 녹색 발전, 재정 금융, 의료 양로, 제3국 시장 등 방면에서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했다.다카이치 총리는 정상회담 첫머리발언에서 전략적 호혜 관계의 포괄적 추진을 강조하며 “중국은 일본에 중요한 이웃이고, 양국이 지역과 국제사회 평화·번영에 중요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양국 간 여러 현안과 과제가 있지만 이를 줄이고 이해와 협력을 늘려 구체적 성과를 내고 싶다”고 했다. 회담 후 취재진에게는 안보 및 경제 측면에서 여러 사항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안보 측면에선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