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도 학생인권조례 폐지안 상정 앞둬…"주민청구 서명 유효"
광주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요구하는 주민조례 청구가 요건을 충족해 조만간 시의회가 안건을 상정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는 5·18 민주화운동 정신 계승을 지향하고 2011년 전국에서 두번째로 조례가 제정될 때부터 공감 여론이 형성돼 실제 폐지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는 전망도 있다.

19일 광주시의회에 따르면 광주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위한 주민 서명부 1만366건을 제출받아 유효성을 검증한 결과 8천207명의 서명이 유효한 것으로 보고 다음 절차를 밟기로 했다.

폐지 청구를 하려면 광주시 선거권자 총수 150분의 1(2023년 기준 8천34명) 이상이 서명해야 한다.

폐지를 주도한 종교단체 등은 학생인권조례가 학생의 권리만 강조하고 한계와 책임이 없어 교사들이 통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난해 9월 21일 주민조례 청구를 접수했다.

조례 시행 이후 광주 학생들의 학력이 저하되고 성 정체성 혼란을 야기한다고도 주장했다.

광주시의회는 명부 열람 시작일인 지난 5월 17일부터 3개월 이내에 수리 또는 각하 여부를 청구인에게 통보할 예정이다.

주요 요건을 채운 만큼 청구가 수리되면 광주시의회 의장은 30일 이내에 폐지 조례안을 발의해야 하며 상임위원회와 본회의 의결 절차를 거치게 된다.

이르면 올 연말 늦어도 내년 9월까지 최종 폐지 여부가 결정된다.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이 성별·종교·나이·성별 정체성·성적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명시하고 있으며 체벌 금지·복장 및 두발 개성 존중·소지품 검사 최소화 등의 내용을 담았다.

2010년 경기도에서 처음 제정된 후 광주·서울·충남·전북·제주·인천 등 7개 시도에서 시행됐다.

충남도의회는 지난해 이 조례의 폐지를 의결했으나 충남도교육청이 대법원에 낸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돼 효력이 유지되고 있다.

서울시의회도 지난해 조례 폐지안이 의결돼 서울시교육청이 시의회에 재의를 요구한 상태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광주는 민주·인권 도시를 표방하고 있어 폐지 조례안이 상정되더라도 의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광주시교육청 역시 조례 폐지 반대 입장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