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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먹은 불닭볶음면만 수백 봉지인데…이럴 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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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만원 뚫어버린 삼양식품 주가

    신용거래융자 잔고 20조 넘어서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음식료주 '빚투'
    251% 폭등한 삼양식품에 개미들 '포모'
    사진=ChatGPT 4o
    사진=ChatGPT 4o
    "사먹은 불닭볶음면만 수백 봉지는 될 텐데…주식은 안 사고 먹기만 했네", "30만원일 때도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라면주가 70만원 갈 줄은 몰랐어요"….(종목토론방)

    '불닭볶음면'이 쏘아올린 공의 파급력이 예상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수출에 강한 음식료주 위주로 강한 랠리가 펼쳐지고 있어서다. 빚을 내서 주식 투자하는 '빚투' 투자자들도 많아졌다. 주가가 많이 올랐는데도 "더 간다"는 증권가 전망이 줄을 잇자, '포모'(FOMO·주가 급등 랠리에 자신만 올라타지 못할 것이란 두려움) 심리가 확산하고 있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0조831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란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린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을 뜻한다. 때문에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증가했다는 것은 레버리지(차입) 투자가 늘었단 의미가 된다.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20조원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9월 25일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상반기 2차전지 광풍에 이어서 초전도체와 로봇 등 테마주 장세가 펼쳐지며 '빚투'하는 투자자들이 많았다.

    이번에는 석유·가스전을 찾는 정부의 초대형 '대왕고래 프로젝트'와 불닭볶음면이 쏘아올린 'K푸드 광풍'이 빚투를 부추긴 모습이다. 대신증권 HTS에 따르면 신용거래 잔고비율이 가장 높은 업종에는 전기가스업(55.14%)과 음식료품(15.5%)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10여 년 만의 음식료주 랠리는 삼양식품에서 비롯됐다. '매운 맛'의 상징 격인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 해외 곳곳에서 인기몰이를 하며 올 들어 주가가 매섭게 올랐다. 이달 초에는 신설 예정인 밀양 2공장의 생산라인을 5개에서 6개로 늘린다고 공시해, 수출 증가세를 숫자로 보여줬다.
    삼양식품 1년 주가 추이. 이미지=토스증권
    삼양식품 1년 주가 추이. 이미지=토스증권
    삼양식품 주가는 최근 3개월 사이 무려 약 251% 뛰었다. 심지어 이날 주가는 장중 70만원까지 오르면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연초 22만원대이던 삼양식품 주가는 현재 3배 이상 뛴 셈이다.

    수출 호조는 음식료주 전반으로 퍼졌다. 농심은 내수와 수출이 확대됐다며 약 2300억원을 들여 울산에 5만평 규모 5층 건물을 짓기로 했다. 사조대림은 최근 유부우엉김밥 등 냉동 김밥을 미국에 수출했다고 밝혔다. 수출 물량은 36톤(t)에 달한다. 유가증권시장 음식료품 지수는 6월 들어 전일까지 약 19% 올랐는데, 이는 전 업종 지수 가운데 최고치다. 삼양식품의 급등세가 업종 전반으로 퍼지다보니 개인들도 '포모'에 못 이겨 추격매수에 나선 것이다.

    증권가의 낙관도 포모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실적 개선의 핵심인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음식료주 랠리는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달 주요 음식료품 수출입 데이터를 보면 라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분유와 막걸리, 건기식도 수출이 늘었다. 올 1~5월 누적 기준 수출이 늘어난 품목은 라면과 라이신류, 냉동김밥, 건기식 등이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K푸드 업종은 오히려 '어디까지 올라가냐'고 되묻고 싶을 정도로 상승세가 강하다"면서 "수출을 위한 설비투자 확대와 유럽연합(EU)의 한국라면 통관규제 완화 등 상승 모멘텀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2010년대 초중반과 오버랩되는 만큼 아직 주가 상승기 초입에 불과하단 분석도 나온다. 이명박 정부 시절 물가 통제에 묶여 수년 동안 식품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단행하지 못했다가 2013년 말부터 제품가를 올리기 시작했다. 이와 맞물려 오리온 등 중국 수출주를 위주로 동반 상승이 있었다.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란 얘기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총선 이후 최근까지 가격 인상이 급격히 진행되는 가운데 해외 수출주 중심으로 급등세가 연출되고 있다"며 "당시를 떠올리면 아직 주가 랠리의 끝을 논하긴 이르다"고 밝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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