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난민의 날' 맞아 식량배급 지원 호소
월드비전 "난민 아동 39% 하루 한끼 먹거나 굶어"
구호 식량배급이 줄면서 난민 아동들이 하루에 한끼를 겨우 먹거나 아예 끼니를 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제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이 '세계 난민의 날'(20일)을 맞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전후 하루 평균 두끼를 먹던 아동들은 올초 '최근 24시간 이내에 몇번의 식사를 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39%가 한번 밥을 먹었거나 먹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올해 2월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콩고민주공화국(DRC), 레바논, 소말리아, 우간다 등 6개국 난민촌에서 식량 배급 감소의 영향을 받은 아동과 성인 929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가족 구성원 중 굶주린 채로 잠자리에 드는 사람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68%로 전체 응답자의 3분의 2에 달했고, 밤낮으로 한끼도 먹지 못한 경험이 있다고 대답한 경우도 46%였다.

배를 곯는 난민이 늘어나면서 아동을 둘러싼 위험도 역시 높게 나타났다.

응답한 난민 가정 중 41%가 '아이들이 가정에서 폭력과 방임, 학대를 당하기 쉬운 환경에 처해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녀들이 조혼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답한 부모도 전체의 30%에 달했다.

메리 은제리 월드비전 글로벌 기아 대응 책임자는 "기후 변화와 분쟁,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 3천800만 명 이상이 기아에 직면해 있지만 인도적 지원은 이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라며 "부모들은 음식 구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 아이들을 노동으로 내몰고 결혼시키거나 심지어 자살을 고려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필수 구호 지원을 시급히 늘려야 하며, 아이들이 다시 학교로 돌아가고 가족들이 농사를 지으며 스스로를 부양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