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블화 가치, 주가 급락
모스크바 거래소, 美제재에 달러·유로 거래 중단
미국 제재로 러시아 모스크바 거래소(MOEX)가 13일(현지시간) 미 달러와 유로화 거래를 중단하면서 러시아 주가와 루블화 가치가 요동쳤다.

모스크바 거래소는 이날부터 달러와 유로화로 결제되는 외환, 귀금속, 주식, 선물 시장 등을 거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날 미 재무부와 국무부 등은 러시아가 서방 제재를 피해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를 지속하도록 하는 개인과 단체 300곳 이상을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이 목록에는 모스크바 거래소와 국립예탁결제소 등 러시아의 주요 금융 기관도 포함됐다.

러시아 당국의 진화 노력에도 이날 루블화 가치는 달러당 91.75루블로 약 한 달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지난 11일 루블은 달러당 89.10루블이었고 12일은 러시아 공휴일이었다.

모스크바 거래소 주가는 이날 오전 10시 기준 212.04루블로 15.84% 하락했다.

스베르방크와 VTB 주가도 각각 4.3%, 5.98% 내려갔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날부터 홍콩달러 거래도 중단한다면서 "홍콩달러는 미 달러에 연결돼 전통적으로 엄격한 규정을 적용받아왔다"며 위험을 줄이기 위해 이같이 조처했다고 설명했다.

또 장외시장에서는 달러와 유로화 거래가 계속 가능하다면서 "기업과 개인은 러시아 은행에서 계속 달러와 유로를 사고팔 수 있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든 계좌와 예금에 있는 달러·유로는 안전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시작한 이후 서방 제재를 받게 되면서 달러·유로 의존을 줄이려고 노력해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7일 무역 결제에서 달러·유로 등 서방의 '독성 통화'의 비중이 감소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러시아 외환거래에서 달러·유로 등 독성 통화 비중은 45.9%로 감소했지만 중국 위안화 비중은 53.6%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