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수장 "헝가리 총리, 나토 계획에 반대 안하겠다고 약속"
나토 '우크라 지원계획'에 친러 헝가리 끝내 불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향후 추진하려는 '우크라이나 장기 지원' 계획에서 회원국인 헝가리를 배제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에 줄곧 반대해온 친러시아 성향인 헝가리의 고집을 사실상 수용한 셈으로 헝가리는 대신 나토 차원의 관련 의사결정을 막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12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와 연 공동회견에서 "(7월) 나토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을 위한 장기적 재정 약속에 합의할 것으로 본다"며 "오르반 총리는 헝가리가 이러한 노력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나는 그 입장을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어 "헝가리 병력은 관련 활동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며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헝가리 자금도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며 "동시에 오르반 총리는 헝가리가 (나토의) 노력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약했다"고 강조했다.

또 "나토의 우크라이나 지원 계획에 헝가리가 불참하는 방식을 오르반 총리와 합의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내달 미 워싱턴DC에서 열릴 나토 정상회의에서 어떤 지원 계획을 논의하려는 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나토는 당초 우크라이나를 위한 1천억 달러(약 136조 8천억원) 규모의 5개년 공동기금을 조성하자고 회원국들에 제안했으나 실행 가능성 등을 이유로 사실상 유야무야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최근 회원국별 국내총생산(GDP)에 따라 지출 목표치를 설정하고 모두 합쳐 연간 최소 430억 달러(약 58조 8천억원)를 지원하자고 새롭게 제안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 지원 조율을 위한 '우크라이나 국방 연락 그룹'(UDCG) 협의의 주도권을 미국에서 나토로 이관하는 작업도 추진 중이다.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재선하면 미국이 주도하는 협의가 지금만 못할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대책으로 해석된다.

미국 대선 전 마지막이 될 정상회의에서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기적 지원 합의를 도출하려는 가운데 오르반 총리가 어깃장을 놓을 경우 정상 간 정치적 합의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이 이날 '헝가리 불참 방식' 합의를 강조한 것도 헝가리의 거부권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번 결정이 나토 단일대오를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의식한 듯 "나토 32개 회원국이 때로는 서로 이견이 있곤 하지만 우리는 이를 극복하고 전진할 수 있다는 점을 지금까지 입증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모든 나토 회원국이 워싱턴 조약의 집단방위와 안전보장에 관한 핵심 의무를 준수하는 한 나토의 모든 임무와 작전·활동에 반드시 참여할 의무는 없다"며 헝가리를 자극하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