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 12일 오후 4시 19분

롯데쇼핑이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 경영권을 인수할 수 있는 콜옵션(주식매도청구권) 행사 기한을 1년 연장했다. 그룹 재무 상황이 악화했음에도 중고거래가 유통업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달 다른 투자자들과 합의해 오는 7월 만기가 도래하는 중고나라 콜옵션 행사 기한을 1년 연장했다. 롯데쇼핑은 2021년 유진자산운용과 사모펀드(PEF) 운용사 오퍼스프라이빗에쿼티(PE), NH투자증권 PE와 손잡고 중고나라 지분 93.9%를 인수했다.

당시 롯데쇼핑은 300억원을 투자했다. 투입 자금은 크지 않았지만 3년 내 다른 투자자들이 보유한 지분 69.88%를 사올 수 있는 콜옵션을 받았다.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향후 중고나라 경영권 인수를 염두에 둔 투자였다.

롯데쇼핑은 다음달 콜옵션 만기를 앞두고 행사 여부를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다른 계열사의 실적 부진과 재무구조 위기 등이 겹쳐 그룹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롯데쇼핑은 투자자들의 동의를 받아 콜옵션을 연장하는 방안을 택했다. 내년 7월까지 중고나라의 성장세와 시장 상황, 그룹의 재정 건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콜옵션 행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롯데쇼핑은 중고나라를 일본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메루카리처럼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메루카리는 2013년 설립된 중고거래 플랫폼이다. 메루카리는 지난해 매출 1720억엔(약 1조500억원)을 거뒀다. 2018년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메루카리 시가총액은 3534억엔(약 3조900억원)에 달한다.

롯데쇼핑과 PEF가 손잡고 중고나라를 사들인 뒤 중고나라 실적은 개선되고 있다. 2021년 인수 당시 87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112억원으로 28.8% 증가했다. 올 3분기에는 월간 기준으로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한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