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조병창 병원 건물 '일부 존치'로 가닥…지역사회 합의

보존과 철거의 갈림길에 섰던 일제강점기 일본군 무기공장 '조병창'의 병원 건물이 오랜 갈등 끝에 일부 존치된다.

12일 '일본육군조병창 역사문화생태공원 추진협의회'(이하 협의회)에 따르면 전날 협의회는 조병창 병원 건물 해체 허가를 취소하라며 부평구를 상대로 낸 행정소송 취하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협의회 측은 병원 건물을 전면 철거하는 대신 일부 존치하기로 밝힌 국방부와 인천시의 결정을 존중해 오는 13일 행정소송 1심 선고를 앞두고 소송을 멈추기로 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앞서 국방부가 제시한 병원 건물 일부 존치 계획을 인천시가 함께 명확히 이행하는 것을 조건으로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조병창 병원 건물 일대 토양 정화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부는 오염 토양 상부에 있는 병원 건물 일부를 최소한으로 철거하며 원형을 보존할 계획이다.

앞서 법원은 행정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병원 건물 해체를 중단해달라는 협의회 측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고 철거 공사는 잠정 중단된 상태였다.

조병창 병원 건물을 둘러싼 갈등은 미군이 반환한 옛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 터를 공원 등으로 조성하는 사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연면적 1천324㎡ 규모인 병원 건물 하부 토양에서는 오염 우려 기준(500㎎/㎏)을 초과한 석유계총탄화수소(TPH) 농도가 측정됐다.

인천시는 토양 정화를 위해 건물 철거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으나 시민단체는 역사·문화적 가치를 보존해야 한다며 철거에 반대해 갈등을 빚어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