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람코 유전 전경. 사진=REUTERS
사우디 아람코 유전 전경. 사진=REUTERS
LS증권은 5일 최근 OPEC+의 감산 연장 조치와 관련해 "아람코 지분 매각과 관련해 예견된 감산 축소였다"며 "3분기에 계절적 공급 부족이 재현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증권사 홍성기 연구원은 "당초 시장에서는 최근 유가 약세로 현재의 감산 조치가 올해 3~4분기까지 연장되고 유가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배럴당 80달러를 웃도는 수준에서 감산이 완화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3분기 이후 자발적 감산 완화 스케쥴을 명시하면서 유가가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간 협의체인 OPEC+는 지난 2일(현지시간) 사우디에서 장관급 회의를 열고 올해 말 종료 예정이던 하루 366만배럴 규모의 석유 생산량 제한 조치를 내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또 올해 1월부터 사우디·러시아 등 8개국이 합의한 자발적 추가 감산 조치도 연장됐다. 이달 말 만료 예정이었던 하루 220만배럴의 감산 조치가 오는 9월 말까지로 연장됐다.

미국의 원유 생산이 늘어난 데다 고금리 장기화, 중국 경기 회복세 둔화로 원유 수요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공급 과잉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미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셰일 원유 생산이 늘어나고 있고 수요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커 가격을 방어하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달 31일 기준 미국 WTI는 전 거래일 대비 1.18% 하락한 배럴당 76.99달러에 마감했는데, 5월 한 달 사이 가격이 6%나 떨어졌다. 브렌트유와 두바이유 가격도 한 달 사이 각각 7.1%와 5.6%씩 떨어졌다.

때문에 유가 하락으로 자금운영에 어려움을 겪던 사우디가 아람코 지분을 매각할 수 있다는 전망이 지난달부터 시장에 흘러나왔다. 실제 사우디는 지난 2일 16조6000억원 상당의 아람코 지분을 매각했다. 이번 매각 대상 주식은 전체 지분의 0.64% 정도다.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2021년 사우디 정부가 앞으로 더 많은 아람코 주식을 매각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홍 연구원은 "사우디는 지난 2년간 감산 주도로 재정적자와 외환보유고 감소를 겪어왔다"며 "이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네옴시티 프로젝트도 축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결국 출혈 감산의 마지막 단계가 아람코 지분 매각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지분 매각 금액은 약 120억달러 규모로 이는 배럴당 75달러의 유가를 가정할 때 연간 45만bpd 원유를 판매한 금액과 유사한 액수"라며 "유가 지지 노력은 비록 성공적이지 못했으나 감산에 따른 제반 손실을 지분 매각으로 일부 상쇄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OPEC+ 회의는 단기적으로 유가의 하락 요인이지만 3분기 원유 수급 측면에서는 다소 복잡해졌다"며 "감산이 지속되면서 3분기 공급 부족은 지난해와 같이 확대될 수 있지만 4분기부터 증산이 시작된다는 점은 유가의 상단을 제한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