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났지만 '롱코비드'(Long Covid, 만성 코로나19증후군) 걱정은 끊이지 않고 있다.
롱코비드는 코로나19를 진단받은 지 3개월 이상이 지났는데도 다른 질환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증상 및 징후가 보이는 경우를 말한다.
질병관리청과 대한감염학회가 지난 4월 공동으로 마련한 '만성 코로나19증후군 진료지침'을 보면, 롱코비드 관련 의심 증상으로는 호흡곤란, 가슴 통증, 기침, 피로, 관절통 및 근육통, 두통, 인지장애 또는 뇌안개(brain fog, 집중력·주의력 장애), 불안·우울, 수면장애, 삼킴장애, 후각 또는 미각 장애, 운동 후 불쾌감, 기립성 빈맥증후군(서 있을 때 심박수가 증가하는 증상) 등이 제시됐다.
코로나19 감염 환자가 3개월 이상이 지나서도 이런 증상을 호소한다면 추가적인 검사를 고려해보라는 게 이 진료 지침의 핵심이다.
예컨대, 호흡곤란 증상이라면 심폐질환 발생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 심장, 폐 관련 검사를 하고, 증상의 조절을 위해 기존에 사용했던 약물의 용량이나 횟수를 조절하거나 특이적인 치료를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질병청은 또한 대한감염학회와 함께 별도의 조사 연구를 통해 코로나19 후유증 발생의 원인도 규명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진료 지침이나 연구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나타나는 이상 증상에 대한 내용은 빠졌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장기적으로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들에도 롱코비드와 같은 개념의 관찰이나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때마침 최근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에게서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위험이 높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영국의사협회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Monthly journal of the Association of Physicians) 최신호에 따르면, 고대 안암병원 신경과 노지훈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에 등재된 65세 이상 도시 거주자 55만8천17명을 대상으로 후향적 코호트(역학조사) 연구를 한 결과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알츠하이머 사이에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자를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접종 그룹(51만9천330명)과 비접종 그룹(3만8천687명)으로 나눠 3개월 후 알츠하이머와 경도인지장애(MCI) 발생률을 비교했다.
이 결과 mRNA 백신 접종 그룹은 알츠하이머 발생 위험이 비 접종 그룹에 견줘 1.23배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알츠하이머 치매의 전구 증상인 경도인지장애는 같은 비교 조건에서 발생률이 2.38배에 달했다.
반면 혈관성 치매나 파킨슨병은 mRNA 백신 접종과 유의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알츠하이머는 치매 중 가장 흔한 유형으로, 전체의 약 60∼80%를 차지한다.
나이가 들수록 발병 위험이 커지며, 노인성 치매의 대표적 원인 질환이다.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으로는 '아밀로이드 베타' 가설이 가장 유력하다.
독성을 가진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뇌 속에 과도하게 쌓인 후 뇌세포의 골격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타우 단백질의 이상이 겹치면서 신경세포가 파괴되고 인지기능 장애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mRNA 백신이 강력한 체내 면역 반응을 끌어내도록 설계됐지만, 이런 반응이 아밀로이드 베타나 타우와 같은 비정상적인 단백질의 응집을 불러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에 잠재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mRNA 백신의 지질 나노입자가 면역반응을 매개하는 톨(Toll) 유사 수용체를 활성화함으로써 알츠하이머 발병을 가속하는 염증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물론 이번 연구에 대해서는 애초 설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반박이 나온다.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정재훈 교수는 "기본적으로 연구 대상이 된 백신 접종자들은 접종 전에 이미 알츠하이머와 인지장애 위험이 비접종군보다 더 높은 상태였다고 볼 수 있다는 점에 연구의 한계가 있다"며 "다른 많은 연구에서는 질병 발생과 관련한 백신 접종의 이득이 위험보다 훨씬 높다는 사실이 일관성 있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코로나19백신 접종 후 이상 사례에 대한 인과성 평가는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산하 '코로나19백신안전성연구센터'에서 시행 중이다.
그동안 백신 접종 후 단기간에 걸쳐 관찰되는 여러 질환과의 연관성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것은 큰 성과로 꼽힌다.
하지만, 장기간의 추적 관찰 연구는 예산 부족 등으로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박병주 센터장은 "지금까지 이뤄진 코로나19 백신 안전성 연구는 접종 후 단기간에 발생하는 급성 부작용에 머물러 있어 장기간에 걸친 연구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 센터장은 "센터를 운영하면서 백신 접종 이후 이상 반응으로 고통받는 분들의 아픔과 답답함에 깊이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며 "코로나19로 인류가 mRNA 백신에 처음 노출됐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 백신이 장기적으로 몸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유전적으로 다음 세대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백신 접종과 감염의 상호작용은 무엇인지 등의 연구가 롱코비드 연구에 포함되거나 단독으로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할리우드 스타 데미 무어(사진)가 63세 나이로 생애 첫 아카데미 트로피를 노렸지만, 끝내 오스카의 높은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서 영화 '아노라'의 주연배우 마이키 매디슨(25)이 유력한 수상 후보였던 데미 무어를 제치고 여우주연상을 차지했다. 무어는 지난해 영화 ‘서브스턴스’에서 젊음을 되돌려준다는 어둠의 약물에 손을 대면서 파멸에 이르는 여배우 엘리자베스 역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지난 1월 '아카데미 가늠자'로 여겨지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배우 인생 첫 여우주연상을 거머줬다.그는 ‘사랑과 영혼’(1990), ‘어 퓨 굿맨’(1992), ‘G.I. 제인’(1997) 등 여러 히트작에 출연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연기보다는 이혼, 열애 등 개인사로 주목받는 일이 많았다. 미국 영화계에선 그를 가벼운 상업영화에 주로 출연하는 ‘팝콘 배우’라 칭할 정도였다.서브스턴스는 그의 연기 인생에 전환점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달엔 미국 배우조합(Screen Actors Guild, SAG) 어워즈에서 여우주연상 수상자로도 호명됐다.이번 오스카상 역시 무어가 받을 것이란 예측이 우세했다. 이에 현지에선 '이변'이란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월 데미 무어가 골든글로브에서 수상 소감을 밝힌 이래로 오스카상은 이 60대 베테랑 여배우에게 갈 것으로 예상됐다"며 "상을 받은 매디슨도 충격을 받은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 또한 "매디슨의 수상은 다소 충격적"이라
“나는 아카데미에서 상을 받은 첫 도미니카 출신 미국인입니다. 그리고 제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지 않을 거란 것도 알아요.”2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조이 살다나가 수상 소감으로 던진 말이다. “나는 이민자 가정에서 자랐다”는 그는 “1961년 미국으로 이민 온 우리 할머니는 스페인어로 노래하고 연설하는 역할로 상을 받는 나의 모습을 정말 자랑스러워 할 것”이라고 했다. 생애 첫 오스카상을 거머쥔 자리에서 이런 수상소감을 밝힌 이유가 무엇일까.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에밀리아 페레즈'는 다양성이 짙은 영화다. 프랑스와 멕시코가 합작한 스페인어 뮤지컬 영화로 할리우드 주류 영화 스타일과는 조금 거리감이 있다.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두목이 성전환 수술을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엔 트랜스젠더 배우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살다나는 영화에서 주인공의 성전환을 돕는 변호사 역을 맡아 수준급의 연기를 펼쳤다.살다나의 소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우회적인 비판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원칙을 없애고 반(反) 이민정책을 강조하는 데다, 성소수자 권리도 제한하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밀리아 페레즈는 트럼프의 정책 기조와 대척점에 있는 영화란 점에서 살다나가 직접 이민자 가정에서 자란 배경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글로벌 영화 산업의 본산인 할리우드는 미국 내에서 트럼프에 반감을 드러내는 가장 대표적인 집단 중 하나다. 배우 멜 깁슨이나
“And the Oscar goes to…Anora!”(오스카상의 영광은 아노라에게 갑니다!)신데렐라가 탄생했다. 극장가를 달군 걸작들의 각축전이 벌어질 것이란 관측과 달리 올해 오스카는 '아노라'의 독무대였다. 제작비 600만 달러의 독립영화가 할리우드 대작 틈바구니에서 작품상과 여우주연상 등 5관왕에 올랐다. 감독상을 거머쥔 숀 베이커 감독은 “인디(독립)영화는 오래오래 살아남을 것”이라며 성공을 자축했다.아노라는 2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7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여우주연상·각본상·편집상을 받았다. 남우조연상까지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5개 상을 싹쓸이하며 최다 수상작이 됐다.다양성 품은 인디영화, ‘오스카 코드’ 통했다당초 영화계에선 13개 부문 후보에 오른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에밀리아 페레즈'와 10개 부문 후보에 오른 브래디 코베 감독의 '브루탈리스트'가 최다 수상작을 놓고 경쟁을 펼칠 것으로 봤다. 아노라는 지난해 칸 국제 영화제에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받았지만, 오스카 전초전인 지난 1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선 두 작품의 벽을 넘지 못하고 무관에 그쳤다.그러나 최근 브루탈리스트가 촬영 과정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사용한 사실이 알려지고, 에밀리아 페레즈는 주연 배우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이 과거 SNS에 인종·종교 차별적 발언을 한 이력이 드러나 구설에 오르며 오스카 레이스에 반전이 생겼다.브루탈리스트의 경우 헝가리어에 익숙하지 않은 배우의 발음 교정을 위해 불가피하게 AI 기술을 활용했다지만, 할리우드는 AI를 두고 배우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