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 마넷 총리·훈 센 전 총리 등 만나…전문가 "새로운 대화 시사"
오스틴 美국방 '친중' 캄보디아 방문…안보협력 재설정여부 주목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4일(현지시간) 중국과 가장 가까운 나라로 꼽히는 캄보디아를 방문, 훈 마넷(47) 총리와 훈 센(72) 전 총리 등 최고위 인사들을 잇따라 만났다.

이날 AFP통신과 크메르타임스·프놈펜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오스틴 장관은 지난달 31일∼지난 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대화)를 마치고 캄보디아를 찾았다.

그는 이날 테아 세이하 부총리 겸 국방장관과도 만난다고 캄보디아 국방부는 발표했다.

그는 캄보디아에 도착하기에 앞서 엑스(X·옛 트위터)에 이번 방문은 "양국의 안보 협력을 심화할 기회를 탐색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의 이번 방문은 지난 수년간 중국과 밀착한 반면 미국과는 관계가 소원해진 캄보디아와 안보 협력을 재설정하기 위한 것이다.

중국은 그간 캄보디아의 인프라 등에 수십억달러의 투자를 퍼부으면서 캄보디아를 동남아에서 중국과 가장 가까운 동맹국으로 만들었다.

특히 중국 자금으로 캄보디아 남해안 레암 해군기지가 대규모 개수 공사를 거치고, 지난해 연말부터 중국 군함들이 이곳에 머무르자 중국이 이곳을 제2의 해외 해군기지로 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미국 등 서방에서 커져 왔다.

다만 지난해 훈 센 전 총리가 38년간의 집권을 마무리하고 미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를 나온 미국 유학파인 아들 훈 마넷 총리가 집권하면서 양국 관계 변화의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동남아 전문가인 칼 세이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명예교수는 훈 마넷의 집권으로 양국 관계가 변곡점에 도달했다면서 오스틴 장관의 이번 방문이 "양측이 방위 협력을 제한하는 자국의 엄격한 정책 일부를 버리고 공통 기반을 찾기 위해 새로운 대화에 관여할 뜻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AFP에 설명했다.

훈 마넷 총리는 1975년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한 오스틴 장관과 동문이기도 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