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자상거래(e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알리)와 테무의 한국 모바일 앱 이용자가 두 달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산 초저가 제품에서 유해물질 검출이 빈번한 데다 개인정보 유출 우려까지 불거져 신뢰도가 확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4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를 표본 조사한 결과 지난달 알리와 테무의 모바일 앱 월간 활성이용자(MAU)는 각각 약 830만 명, 797만 명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알리는 3.4%, 테무는 3.3% 줄었다. 지난 3월 알리 887만 명, 테무 829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두 달째 내리막길이다.

모바일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조사 결과도 비슷하다. 테무와 알리 두 앱의 신규 설치 건수가 지난달 총 223만 건으로 전월 298만 건 대비 25%가량 감소했다. 알리는 약 171만 건, 테무는 52만 건으로 나타났다. 두 앱의 월별 신규 설치 건수는 3월 408만 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두 달 연속 줄었다.

반면 이용자 수 1위인 쿠팡은 지난달 MAU가 3111만여 명으로 전월보다 0.7% 늘었다. 쿠팡은 4월 유료 멤버십 와우멤버십 가격을 기존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했지만, 우려하던 이용자 이탈은 확인되지 않았다.

알리와 테무 사용자가 감소한 것은 잇단 유해물질 검출로 소비자 불신이 커졌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알리, 테무, 쉬인 등 해외 e커머스에서 판매 중인 식품 용기 58개의 안전성을 검사한 결과 에나멜 재질 그릇 한 개에서 기준치의 4배가 넘는 카드뮴이 검출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지난달 28일 서울시는 어린이 제품 10개 중 4개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도 내놨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중순 알리 및 테무 한국 내 최고경영자(CEO)와 유해 제품 유통, 판매를 차단하는 내용의 협약을 맺었지만 실효성은 크지 않았다.

해외에서도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달 말 알리와 테무를 ‘초대형 온라인 플랫폼’으로 지정하고 위조품, 불법 제품, 지식재산권 침해 품목에 대한 해결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해물질 검출 문제가 반복되고 국내 e커머스업계도 다양한 할인 행사로 맞불을 놓으면서 C커머스(중국계 e커머스) 이용자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