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국에서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친환경차를 월 기준 2만대를 돌파했다. 특히 하이브리드카 판매가 급증하며 친환경차 판매 호조를 이끌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와 기아의 미국 판매량이 15만9558대로 1년 전보다 8.5% 증가했다고 4일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시장에서 지난 3~4월 작년 같은 기간보다 판매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었고, 올 들어 국내에서도 판매가 줄고 있는 상황이었다.

현대차가 11.6% 늘어난 8만4402대, 기아가 5.1% 증가한 7만5156대를 미국 시장에 각각 팔았다.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는 5917대의 판매량으로 5.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미국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차량 판매를 이끈 건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였다. 현대차·기아의 지난달 미국에서 친환경차 판매는 1년 전보다 30.9% 많아진 3만4288대로 집계됐다. 월간 기준 역대 최다 판매량으로, 전체 판매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21.5%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현대차 '투싼', 없어서 못 판다더니…미국서 일냈다
특히 현대차는 작년 동기 대비 46.5% 증가한 2만425대의 친환경차를 팔며 처음으로 월간 판매 2만대도 넘겼다. 이중 하이브리드카가 1만3425대로 역시 사상 최대로 많이 팔리며 친환경차의 66%를 차지했다. 기아의 친환경차 판매량도 13.2% 늘며 월간 최다 판매인 1만3863대로 집계됐다.

기아는 지난달 미국에서 현대차보다 많은 7197대의 전기차를 팔아 역대 최다 판매를 기록했고,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는 1년 전보다 77.3% 증가한 1만4371대의 전기차를 팔았다. 현대차의 아이오닉 5(4449대)와 기아의 EV9(2187대)의 월간 최다 판매 덕분이다. 현대차·기아의 레저용차량(RV) 판매는 15.2% 증가한 12만1933대로 역시 월간 기준 역대 최다다.
현대차 '투싼', 없어서 못 판다더니…미국서 일냈다
차종별로는 현대차에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투싼이 1만7371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기아에선 동급 SUV인 스포티지(1만5512대)가 베스트셀링카였다. 두 차종 모두 하이브리드모델(투싼 5339대·스포티지 3822대)이 있다.

한편, 지난 3일 품질 조작사태가 밝혀진 도요타는 지난달 미국에서 1년 전보다 15.7% 판매가 늘어나며 21만6611대를 팔았고, 혼다도 6.4% 증가한 15만9558대를 판매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