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불사조'…주마, 기사회생해 만델라당에 복수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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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델라 욕보인 '부패의 화신'…총선 통해 화려한 정계복귀
점입가경 정쟁 예고…"복귀 목적이 집권당·현 대통령 징벌" 제이컵 주마(82)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불사조의 면목을 다시 과시하고 있다.
집권당에서 퇴출당하고 범죄자로 처벌받은 정치생명 위기를 딛고 총선에서 기사회생한 뒤 여세를 몰아 앙갚음까지 돌입했다.
주마 전 대통령의 신생정당 움콘토 위시즈웨(MK)는 2일(현지시간) 발표된 총선 개표결과에서 14.58%를 득표했다.
이는 정당 비례대표제에 따라 전체 400석 중 58석에 해당하지만 연립정권 파트너로서 '킹메이커'가 되기에 충분한 수치다.
특히 주마 전 대통령에게는 이번 총선의 결과가 자신을 내쫓은 집권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에 대한 복수다.
ANC는 40.18%를 득표해 159석을 얻는 데 그쳐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하는 충격에 빠졌다.
이 정당은 남아공 민주화의 국부인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을 1994년 배출한 이후 30년간 한번도 과반을 놓친 적이 없었다.
결과적으로 주마 전 대통령이 ANC 지지층을 데리고 나간 게 ANC 총선 참패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
이는 부정부패 의혹을 들어 6년 전 자신의 대통령직 조기사퇴를 강압한 ANC 현 지도부에 대한 복수의 서막으로 읽힌다.
주마 전 대통령 본인도 ANC에 복수하겠다는 의지를 굳이 숨기지 않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주마 전 대통령은 3일 요하네스버그에서 지지층에 "ANC를 되찾아올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총선결과 발표 후 연설에서 "매트리스 밑에 훔친 돈을 숨긴 범죄자"라고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을 비난했다.
이는 라마포사 대통령이 2020년 개인농장 소파에서 50만 달러가 넘는 뭉칫돈을 도둑맞고 은폐한 추문을 들춘 것이다.
남아공 정치 평론가들은 주마 전 대통령의 정계복귀 목적이 ANC, 특히 라마포사 대통령 징벌에 있다고 지적한다.
ANC는 집권 연장을 위해 주마 전 대통령의 정당인 MK와 연립정권 구성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전해진다.
MK의 제휴 조건은 라마포사 대통령의 사임이지만 ANC는 이를 협상 불가 의제로 일축했다.
주마 전 대통령은 남아공 민주화 영웅 가운데 한명이지만 만델라 얼굴에 먹칠을 했다는 비판도 함께 받는다.
남아공이 극단적인 흑백 인종차별을 시행하던 아파르트헤이트 시절 주마 전 대통령은 ANC의 군사 조직원으로서 저항했다.
그는 1963년 체포된 뒤 케이프타운 근처 로벤섬에서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과 10년간 함께 투옥 생활을 했다.
주마 전 대통령은 석방 후 해외에서 반체제 활동을 지속하다 1990년대 초 아파르트헤이트 해체기에 정치에 입문했다.
그는 1999년 선출된 타보 음베키 대통령의 부통령으로서 권력의 심장부에 진입했다.
특유의 대중친화적 이미지를 앞세워 주마 전 대통령은 2007년 ANC 당수에 이어 2009년에는 대통령에 당선됐고 연임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그의 재임기, 특히 연임기는 부통령 시절 부정부패와 악질범죄 의혹, 당내 권력투쟁 때문에 순탄하지 않았다.
주마 전 대통령은 무기거래를 두고 뇌물을 받은 혐의, 자택을 찾은 가족의 친구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뇌물 혐의 재판은 아직도 계류돼 있지만 성폭행 혐의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대통령 재임기에도 자택, 별장을 국고로 개보수하거나 친구나 지인이 정부기금을 부정하게 얻게 한 혐의를 받았다.
결국 주마 전 대통령은 2018년 대통령직에서 쫓겨난 뒤 법원 출두에 계속 불응하다가 2021년 15개월형을 선고받고 투옥됐다.
당시 주마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항의 시위는 대규모 약탈로까지 번져 남아공 사회는 아파르트헤이트 종식 후 전례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이번 총선을 통해 불사조처럼 정계로 돌아온 주마 전 대통령의 복수전은 남아공 정가의 한편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주마 전 대통령은 과거 법원 모독죄 때문에 의원 자격이 없다.
남아공 대통령은 의회에서 의원 중에 선출되는 까닭에 대통령도 될 수 없다.
그러나 캐스팅보트를 쥔 정당의 수뇌로서 라마포사 대통령을 향한 복수는 지속할 전망이다.
주마 전 대통령은 흑인 빈민의 옹호자를 자처하며 라마포사 대통령을 백인 기득권의 앞잡이로 비판한다.
이번 총선에서 MK의 공약은 국가가 남아공 토지와 천연자원을 모두 장악해 그 수익을 국민 전부에 돌린다는 것이었다.
재임기에 왜 그런 정책을 시행하지 않았느냐는 위선 논란 속에서도 주마 전 대통령 지지층의 충성도는 굳건한 것으로 전해진다.
/연합뉴스
점입가경 정쟁 예고…"복귀 목적이 집권당·현 대통령 징벌" 제이컵 주마(82)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불사조의 면목을 다시 과시하고 있다.
집권당에서 퇴출당하고 범죄자로 처벌받은 정치생명 위기를 딛고 총선에서 기사회생한 뒤 여세를 몰아 앙갚음까지 돌입했다.
주마 전 대통령의 신생정당 움콘토 위시즈웨(MK)는 2일(현지시간) 발표된 총선 개표결과에서 14.58%를 득표했다.
이는 정당 비례대표제에 따라 전체 400석 중 58석에 해당하지만 연립정권 파트너로서 '킹메이커'가 되기에 충분한 수치다.
특히 주마 전 대통령에게는 이번 총선의 결과가 자신을 내쫓은 집권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에 대한 복수다.
ANC는 40.18%를 득표해 159석을 얻는 데 그쳐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하는 충격에 빠졌다.
이 정당은 남아공 민주화의 국부인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을 1994년 배출한 이후 30년간 한번도 과반을 놓친 적이 없었다.
결과적으로 주마 전 대통령이 ANC 지지층을 데리고 나간 게 ANC 총선 참패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
이는 부정부패 의혹을 들어 6년 전 자신의 대통령직 조기사퇴를 강압한 ANC 현 지도부에 대한 복수의 서막으로 읽힌다.
주마 전 대통령 본인도 ANC에 복수하겠다는 의지를 굳이 숨기지 않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주마 전 대통령은 3일 요하네스버그에서 지지층에 "ANC를 되찾아올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총선결과 발표 후 연설에서 "매트리스 밑에 훔친 돈을 숨긴 범죄자"라고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을 비난했다.
이는 라마포사 대통령이 2020년 개인농장 소파에서 50만 달러가 넘는 뭉칫돈을 도둑맞고 은폐한 추문을 들춘 것이다.
남아공 정치 평론가들은 주마 전 대통령의 정계복귀 목적이 ANC, 특히 라마포사 대통령 징벌에 있다고 지적한다.
ANC는 집권 연장을 위해 주마 전 대통령의 정당인 MK와 연립정권 구성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전해진다.
MK의 제휴 조건은 라마포사 대통령의 사임이지만 ANC는 이를 협상 불가 의제로 일축했다.
주마 전 대통령은 남아공 민주화 영웅 가운데 한명이지만 만델라 얼굴에 먹칠을 했다는 비판도 함께 받는다.
남아공이 극단적인 흑백 인종차별을 시행하던 아파르트헤이트 시절 주마 전 대통령은 ANC의 군사 조직원으로서 저항했다.
그는 1963년 체포된 뒤 케이프타운 근처 로벤섬에서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과 10년간 함께 투옥 생활을 했다.
주마 전 대통령은 석방 후 해외에서 반체제 활동을 지속하다 1990년대 초 아파르트헤이트 해체기에 정치에 입문했다.
그는 1999년 선출된 타보 음베키 대통령의 부통령으로서 권력의 심장부에 진입했다.
특유의 대중친화적 이미지를 앞세워 주마 전 대통령은 2007년 ANC 당수에 이어 2009년에는 대통령에 당선됐고 연임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그의 재임기, 특히 연임기는 부통령 시절 부정부패와 악질범죄 의혹, 당내 권력투쟁 때문에 순탄하지 않았다.
주마 전 대통령은 무기거래를 두고 뇌물을 받은 혐의, 자택을 찾은 가족의 친구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뇌물 혐의 재판은 아직도 계류돼 있지만 성폭행 혐의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대통령 재임기에도 자택, 별장을 국고로 개보수하거나 친구나 지인이 정부기금을 부정하게 얻게 한 혐의를 받았다.
결국 주마 전 대통령은 2018년 대통령직에서 쫓겨난 뒤 법원 출두에 계속 불응하다가 2021년 15개월형을 선고받고 투옥됐다.
당시 주마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항의 시위는 대규모 약탈로까지 번져 남아공 사회는 아파르트헤이트 종식 후 전례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이번 총선을 통해 불사조처럼 정계로 돌아온 주마 전 대통령의 복수전은 남아공 정가의 한편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주마 전 대통령은 과거 법원 모독죄 때문에 의원 자격이 없다.
남아공 대통령은 의회에서 의원 중에 선출되는 까닭에 대통령도 될 수 없다.
그러나 캐스팅보트를 쥔 정당의 수뇌로서 라마포사 대통령을 향한 복수는 지속할 전망이다.
주마 전 대통령은 흑인 빈민의 옹호자를 자처하며 라마포사 대통령을 백인 기득권의 앞잡이로 비판한다.
이번 총선에서 MK의 공약은 국가가 남아공 토지와 천연자원을 모두 장악해 그 수익을 국민 전부에 돌린다는 것이었다.
재임기에 왜 그런 정책을 시행하지 않았느냐는 위선 논란 속에서도 주마 전 대통령 지지층의 충성도는 굳건한 것으로 전해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