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동원령에 아내들 무릎 꿇고 시위
2022년 러시아 군사 동원령에 우크라이나 전장으로 징집된 예비군의 아내들이 3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 앞에서 무릎 꿇고 시위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AFP 통신과 러시아 독립 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 국방부 청사 앞에는 약 15명의 여성이 '동원된 남편을 집으로 보내달라' 등 문구를 적은 현수막을 들고 등장했다.

이들은 현수막을 내리라는 경찰 앞에서 무릎을 꿇고 지난달 임명된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국방장관과 면담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일부 여성들은 유모차에 어린아이들을 태우고 시위 현장에 나왔다. 한 여성은 어린 딸을 가리키며 "출산 3개월 만에 남편이 징집됐다"고 비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22년 9월 예비군을 대상으로 부분 동원령을 내렸다. 러시아가 군 동원령을 발동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처음이었다.

시위에 참여한 여성들은 "상상할 수 없는 긴 시간 동안 그곳에 머무는 동원병과 계약직 군인은 집으로 돌아갈 권리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그러나 기존 징집병 아내들의 시위로 유명한 단체 '집으로 가는 길' 소속이 아니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달 31일 집으로 가는 길과 이 단체에서 시위를 주도한 마리아 안드레예바를 '외국 대리인'(스파이)으로 지정했다.

한 여성은 자신의 텔레그램에 "오늘 시위에는 동원된 예비군뿐 아니라 계약직 군인의 아내들도 참여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