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자 6명 중 여성 4명 '역대 최다'…"도전적 연구로 더 나은 세상 기여를" 한강 "천천히 서두르지 않고 계속 걸어가겠다"…수상자들, 임직원 대상 특강도
호암(湖巖)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의 인재 제일과 사회공헌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삼성호암상'(옛 호암상) 시상식이 31일 열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3년 연속 시상식에 참석, 수상자를 격려하며 인재 중시 철학을 재확인했다.
호암재단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수상자와 가족·지인, 삼성 사장단 등 2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34회 삼성호암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올해 수상자는 혜란 다윈(55) 미국 뉴욕대 교수(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고(故) 남세우(54) 미 국립표준기술연구소 연구원(과학상 물리·수학부문), 이수인(44) 미 워싱턴대 교수(공학상), 피터 박(53) 미 하버드의대 교수(의학상), 소설가 한강(예술상), 제라딘 라이언(76) 수녀(사회봉사상)다.
고 남세우 연구원은 배우자인 킴벌리 브릭먼 박사가 대리 수상했다.
올해 삼성호암상 수상자 6명 중 4명이 여성이다.
김황식 호암재단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훌륭한 분들을 수상자로 모시게 된 것을 큰 기쁨이자 자랑으로 생각한다"며 "올해 수상자는 여성 수상자가 전체의 3분의 2로 역대 최고인 4명에 이르러 우리 사회의 변화와 발전의 다른 면을 보는 것 같아 반갑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진 수상 소감에서 혜란 다윈 교수는 "미국 내 생명과학 분야에서 한국인을 찾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데 호암상이 꿈을 좇는 전 세계 한국 과학자들에게 격려가 된다"고 말했다.
이수인 교수는 "많은 분이 영감을 받아 공학자의 길을 선택하고, 도전적인 연구로 과학, 의학, 사회 및 인류가 직면한 중요한 문제를 해결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삼성 이건희 장학재단의 1기 장학생 출신이다.
소설가 한강은 "올해는 제가 첫 소설 발표한 지 30년이 된 해"라며 "그동안 글쓰기를 통해 사람들과 연결돼 있었다는 것이 때로 신비하게 느껴진다.
천천히, 서두르지 않고 더 먼 길을 우회해 계속 걸어가 보려고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피터 박 교수는 "암과 여러 질병 치료에 도움이 되는 연구를 계속하며 한국 학생들이 더 좋은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을 생각해 보고 있다"고 말했고, 제라딘 라이언 수녀는 "장애인의 삶을 중요하게 만드는 데에 많은 이들이 함께하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2013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랜디 셰크먼 UC버클리 교수는 축사를 통해 "개인의 영감은 각자가 진리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내면으로부터 발현됐을 것"이라며 "여러분들의 빛나는 업적을 기리며 한국인의 정신과 창의성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수상자에게는 상장, 메달과 함께 상금 3억원씩 총 18억원이 수여됐다.
시상식에 이어 열리는 만찬에는 작년 삼성호암상 수상자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축하 공연 등이 열릴 예정이다.
삼성호암상은 고 이건희 선대회장이 선친의 뜻을 기리기 위해 1990년 제정했으며, 과학·공학·의학·예술·사회공헌 등의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뤄 '글로벌 리더'로 인정받는 국내외 한국계 인사를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올해까지 총 176명의 수상자에게 총 343억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삼성은 국가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자는 이재용 회장의 제안에 따라 2021년부터 기존 1명에게 시상하던 과학상을 물리·수학, 화학·생명과학 등 2개 부문으로 확대해 시상하고 있다.
이 회장은 2022년부터 3년 연속 시상식에 참석해 수상자와 가족을 격려하며 선대의 인재 제일 철학을 계승하고, 사회와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동행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 회장은 호암재단에 2021년 4억원을 개인 자격으로 기부한 데 이어 2022년과 2023년에도 각각 2억원을 기부하는 등 3년째 개인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이 회장은 이날 행사 시작 약 10분 전 신라호텔에 도착해 특별한 언급 없이 시상식장으로 향했다.
시상식에는 이 회장을 포함한 삼성 경영진 50여명이 총출동했다.
삼성전자에서는 반도체 사업의 새 수장을 맡은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과 한종희 부회장, 경계현·노태문·이정배·박용인·최시영·박학규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일본의 국기(國技)인 스모 선수 감소에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 1990년대 정점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앞으로 스모가 지속 가능할까’라는 의문마저 나오고 있다.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달 봄 대회에 등록된 선수는 588명으로 헤이세이(일본 연호·1989~2019년) 이후 가장 적다. 사상 첫 형제 요코즈나(최고 등급) ‘와카다카 형제’ 붐이 일었던 1994년 여름 대회(943명) 대비 60% 규모로 줄었다. 향후 절반으로 줄어들 가능성도 크다는 전망이다.지난달 도쿄 료고쿠 국기관에서 소년 스모 대회 ‘하쿠호배’가 열린 가운데 2027년부터 전국중학교체육대회에서 스모가 사라지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연습해도 결과를 낼 수 있는 대회가 없으면 스모를 하는 아이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다. 일본 중학교체육연맹에 따르면 중학교 스모부 설치율은 지난해 겨우 1.7%였다.선수층도 얇아지고 있다. 올해 봄 대회 스모 선수는 25년 전보다 21% 줄었다. 지난해 일본에서 태어난 아이는 약 72만명으로, 9년 연속 사상 최저였다. 출생아 감소는 스모 선수 예비군이 더 줄어들 것을 의미한다. 외국인 선수 입단이 헤야(도장)당 1명으로 제한된 가운데 ‘인구 1억명’ 붕괴가 임박한 2050년에는 정점의 절반인 464명 정도로 쪼그라들 것이란 계산이다.쇼와 시대(1926~1989년) 돈벌이가 되는 프로 스포츠는 야구나 스모였다. 와카다카 형제의 아버지이자 전 오제키(요코즈나 다음 등급) 다카노하나는 수영으로 올림픽까지 노릴 수 있는 실력이었지만, “수영으로는 밥을 먹지 못한다”며 스모계에 입문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헤이세이 시대가 시작되면서 1993년 J리
미국발 관세 전쟁과 전기차를 앞세운 중국 자동차업계의 성장으로 글로벌 자동차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수입 자동차에 25% 관세를 물리겠다”고 말했다. 날짜도 “4월 2일 발표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보편관세(10%) 수준에서 관세를 책정할 것으로 예상해온 국내 자동차업계엔 비상등이 켜졌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로 수출해온 자동차에 25% 고율 관세가 붙으면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차량과 가격 면에서 경쟁이 어려워진다. 자동차는 대미 수출 1위 품목(347억4400만달러)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한 170만 대 가운데 59%(101만 대)를 한국에서 생산했다. 한국GM 생산 물량의 84%는 미국행 선박에 실린다. ◇국내 車 생산 90만 대 감소 우려현대차(63만 대)와 기아(38만 대), 한국GM(42만 대) 등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지난해 미국에 수출한 차량은 모두 143만 대다. 전체 자동차 수출 물량(279만 대)의 절반 이상이 미국으로 향했다. 25% 관세가 현실화하면 차값도 관세율만큼 오르게 된다. 현대차 울산 공장에서 만들어 수출하는 투싼의 미국 판매가격은 2만8605달러(약 4118만원)부터다. 여기에 25% 관세가 붙으면 대략 5000달러(약 720만원)를 미국 정부에 내야 한다.현대차그룹은 일단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는 방법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을 짰다. 올해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의 생산능력을 연 30만 대에서 50만 대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문제는 미국 생산을 늘리면 국내 생산량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데 있다. 작년 69만 대 수준이던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생산량이 120만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효성중공업 등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이 미국 내 생산기지 설립에 뛰어들고 있다. 그동안 꾸준히 미국으로의 수출이 늘어나는 상황이었지만 ‘일시적 수요가 아니냐’는 일부 시각에 현지 투자 확대를 고민했지만, 이제는 판단을 끝내고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발짝 치고 나가는 HD현대일렉트릭3일 전력기기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은 내년 초까지 4000억원을 투입해 미국 앨라배마와 울산 변압기 공장 생산량을 30% 끌어올린다. HD현대일렉트릭은 울산공장을 증설해 초고압 변압기 생산량을 연 300개에서 360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미국 앨라배마 공장 생산 능력도 연 100개에서 최대 150개로 증설한다. 내년 초 두 공장 증설이 끝나면 HD현대일렉트릭의 초고압 변압기 생산량은 연 400개에서 510개 안팎으로 27.5% 늘어난다. 무게 200t이 넘는 초고압 변압기는 대당 60억~130억원에 이르는 고가 전력기기다.노후 전력기기 교체 수요와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신규 전력기기 설치 수요가 맞물려 HD현대일렉트릭은 이미 5년치 일감을 수주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전력기기 ‘슈퍼사이클’이 미국을 중심으로 5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고 1977년 창사(당시 현대중공업 중전기사업본부) 이후 최대 투자를 결정했다. 2023년 전체 영업이익(3152억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시장조사업체 마켓닷US에 따르면 글로벌 변압기 시장은 지난해 720억달러(약 105조원)에서 2033년 1230억달러(약 180조원)로 커질 전망이다.HD현대일렉트릭은 미국 내 노후설비 교체 수요가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실제 미국 워싱턴DC, 뉴욕, 라스베이거스 등 주요 도시는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