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 매도를 통해 배당금을 지급하는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 전략이 다양해지고 있다. 초기에는 옵션 만기가 한 달짜리인 상품이 대부분이었지만 1주일짜리 상품이 늘기 시작하더니 최근엔 하루짜리 옵션을 사용하는 상품까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고배당을 유지하는 대신 상승장에서 주가 상승폭이 작은 커버드콜 ETF의 단점을 보완하려는 취지다. 하지만 상품마다 옵션 매도 비율이 제각각이어서 상품 구조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장기투자 시엔 기초자산보다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

○고배당에 자본차익까지

커버드콜의 진화…고배당에 시세차익까지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체 커버드콜 ETF의 순자산은 2조8189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7748억원)보다 약 세 배로 급증했다. 현재 상장된 커버드콜 ETF는 총 22개로 올해 들어서만 11개가 새로 출시됐다.

커버드콜은 주가지수, 채권 등 기초자산을 매수한 뒤 콜옵션(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매도해 수익을 낸다. 변동성이 큰 박스권 장세에서 높은 수준의 배당금을 받을 수 있어 유리하지만 상방이 막혀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온전히 누릴 수 없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최근엔 고배당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지수 상승에 따른 이익도 가져갈 수 있는 상품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기존 커버드콜은 기초자산의 옵션 매도 비중이 100%였다. 두 자릿수에 달하는 높은 분배율을 유지하려면 옵션 매도 비중 역시 높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옵션 만기를 기존 한 달(먼슬리)에서 1주일(위클리), 하루(제로데이)로 짧게 잡은 상품들이 나오면서 기초자산 일부만 커버드콜에 노출하는 게 가능해졌다.

일반적으로 만기가 짧을수록 옵션 매도 차익(프리미엄)이 크다. 만기가 짧은 옵션을 사용하면 기초자산의 30%만 커버드콜 전략을 사용하고 나머지 70%는 주가 상승을 따라갈 수 있도록 설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옵션 만기가 짧아질수록 프리미엄은 높아지기 때문에 옵션 매도 비중이 낮아도 충분한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다. 만기가 짧을수록 자주 거래하게 돼 거래비용이 높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히지만 현재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 수준의 프리미엄이 발생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분배율과 옵션 비율 비교해야

분배율이 높은 커버드콜 상품이 마냥 유리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KODEX 미국배당+10%프리미엄다우존스’는 연 분배율이 10%로, 3% 수준인 ‘TIGER 미국배당+3%프리미엄다우존스’보다 분배율이 높다. 그러나 KODEX 상품의 목표 옵션 매도 비중은 48%로, 10% 내외인 TIGER 상품보다 크다. 지수 상승을 더 따라가길 원하면 옵션 매도 비중이 낮은 상품이 더 적합한 것이다.

기초자산을 전부 커버드콜에 노출하면서 주가 상승을 따라갈 수 있도록 하는 상품도 등장했다. ‘ACE 미국500 15%프리미엄분배(합성)’는 옵션 매도 비중이 100%지만 주가 상승분의 전부를 포기하는 등가격(ATM) 전략 대신 일부만 포기하는 외가격(OTM) 전략을 사용해 연 15% 배당에 기초자산의 하루 0.7% 상승분까지 따라갈 수 있게 설계됐다. 일반적으로 OTM은 프리미엄이 낮지만 만기가 하루인 제로데이 옵션을 사용해 프리미엄을 극대화했다.

단 제로데이 옵션 시장은 미국에서도 거래를 시작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아 시장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또 증시 변동성이 작아져 옵션 시장의 프리미엄이 낮아진다면 목표 배당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옵션 매도 비중을 기존 목표보다 늘려야 한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