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기 최저기온 낮고 최고기온 높은 '이상기후' 여파 추정
올해 밀양 얼음골 사과 착과율 30%대로 곤두박질…농민들 '울상'
'얼음골 사과'로 유명한 경남 밀양시 산내면 일대 사과 재배 농가가 이상기후로 인해 울상을 짓고 있다.

29일 밀양시에 따르면 꽃눈을 틔우고 열매가 달리는 사과 개화 시기인 4월 한 달간 기온이 평년과 비교해 최저 기온은 낮고, 최고 기온은 높은 이상기후가 이어졌다.

이런 영향으로 올해는 사과가 나무에 달리는 착과율이 30% 수준에 그치고 있다.

통상 이 시기에는 평년의 경우 사과 착과율이 95% 이상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저조한 수치다.

밀양시 과수화훼 담당자는 '개화기 이상기후에 따른 수정 실패'로 인해 이런 현상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화기 적합 기온은 10∼20도인데 올해는 최저 기온이 2∼10도였고, 최고 기온은 28도 이상을 기록하는 날이 많았다.

이상기후뿐 아니라 최근 2∼3년간 냉해 등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가 잇따라 사과 재배 농민들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2021년에는 우박 피해가 있었고, 2023년에는 탄저병, 호우, 냉해가 겹쳤다.

그나마 2022년에는 큰 재해가 없어 사과 1만6천980t가량을 생산해 400억원의 농가 소득을 올렸지만, 올해는 낮은 착과율을 고려하면 그 피해를 예측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비해 얼음골 사과 재배 농가 95%가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했으나, 재해로 입증받는 것이 쉽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시 관계자는 "저조한 착과율이 자연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경남도나 농림축산식품부에 적극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2022년 기준으로 밀양에서는 1천277개 농가에서 사과 농사를 하는데 이 중 대다수인 1천200여 농가가 얼음골 사과 생산지인 산내면 얼음골에 밀집돼 있다.

가을에 일교차가 큰 산내면에서 생산되는 얼음골 사과는 아삭하면서 상큼한 맛을 내는 게 특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