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캠퍼스 시위대, 유대인 학생 위협"…대학·경찰, 체포 경고도
호주서도 반유대주의 갈등…야당, "시위 유학생 비자 취소해야"
호주 주요 대학에서도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텐트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호주 야당은 시위에 참여한 유학생이 있다면 이민법에 따라 유학생 비자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반유대주의 관련 갈등이 커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 등에 따르면 전날 호주 야당 섀도 캐비닛(예비 내각)에서 내무부를 담당하는 제임스 페터슨 상원의원은 성명을 통해 연방 정부가 캠퍼스 내 반유대주의와 맞서 싸우는 데 실패했다며 텐트 농성에 더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페터슨 상원의원은 캠퍼스 내 반이스라엘 시위대가 반유대주의를 확산하고 있고 이들이 유대인 학생을 위협한다며 이민법에 따라 시위에 참여한 유학생의 비자를 취소하고 이들을 추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민법에서는 이민부 장관과 내무부 장관이 커뮤니티 내 불화 조장, 인종·종교적 편협성, 정치적 극단주의, 테러 지원 등의 이유로 비자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한다"며 "우리는 그 시위자들로부터 끔찍한 반유대주의를 목격했다"고 말했다.

야당 예비 내각의 이민부 담당인 댄 테한 하원의원도 시위와 언론의 자유를 존중하지만 "인종차별, 반유대주의, 하마스와 같은 테러 조직에 대한 지지는 용납할 수 없다"며 반유대주의 확산이나 테러 지원에 연루된 학생은 유학 비자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유대주의에 대한 우려는 여당에서도 나오고 있다.

리처드 말스 부총리는 "지난 몇 달 동안 목격한 반유대주의 수준이 평생 본 것 중 가장 심했다"며 "반드시 멈춰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반유대주의가 설 자리가 없다"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학교에서는 시위대를 향해 텐트 농성을 중단하라는 요구가 이어지면서 경찰과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호주국립대학(ANU)과 호주 연방 경찰은 전날 안전을 이유로 시위대를 해산하라며 이를 따르지 않으면 시위대를 체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100여명의 시위대는 서로 팔짱을 낀 채 물러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오전 시위대는 학교 측과 안전한 시위 방법을 논의하겠다며 한발 물러선 상황이다.

호주 캔버라와 시드니, 멜버른 등의 주요 대학에서는 지난달부터 학생들이 대학을 향해 이스라엘과 관계된 기업이나 방산업체와 협력을 중단하라며 텐트를 친 뒤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미국 곳곳의 대학 캠퍼스에서도 가자전쟁 반대 텐트 농성이 수주째 이어지고 있다.

이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학가 친팔레스타인 시위에 거듭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등 미국에서도 반유대주의를 둘러싼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