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안팎으로 광폭행보…군 기강잡고 2주새 3개국 방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취임식과 함께 5기 임기를 시작한 이후 광폭 행보를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대적인 국방부 인사 물갈이로 기강 잡기에 나섰고 대외적으론 2주 사이 중국, 벨라루스, 우즈베키스탄 등 3곳을 잇달아 국빈 방문했다.

압도적 지지율로 5선에 성공하며 2030년까지 권력을 연장한 데 이어 3년째인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에서도 우위를 점하는 흐름 속에 서방의 제재에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과시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27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회담했다.

전날 타슈켄트에 도착한 푸틴 대통령은 이틀 일정으로 우즈베키스탄을 공식 방문했다.

그는 러시아에서 우즈베키스탄으로 향하는 가스 공급량을 늘리는 등 경제 협력 문제를 주로 논의하며 중앙아시아 영향력 유지에 중점을 뒀다.

앞서 그는 취임 일주일 후인 지난 15∼16일 중국을 공식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했다.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문제의 정치적 해결 필요성을 강조한 시 주석에게 감사를 전했다.

23∼24일에는 러시아와 전술핵무기 훈련을 공동으로 진행하는 벨라루스를 찾아 우크라이나 문제를 끝낼 평화 협상 조건을 언급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를 장악하고 있는 현재 상황을 반영해야 한다는 뜻을 암시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초기와 비교하면 푸틴 대통령이 이렇게 촘촘한 해외 일정을 소화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푸틴 대통령은 특별군사작전 직후인 2022년 3월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후 해외 일정을 자제했었다.

2022년 인도네시아 발리와 지난해 인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불참했고, 지난해 8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는 화상으로 참석했다.

하지만 최근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지원이 부족하다며 호소하는 사이 러시아는 기존 전선은 물론 북동부 하르키우에서도 공세를 강화하며 전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고 푸틴 대통령의 보폭은 더욱 넓어졌다.

특수군사적전 중인데도 군부 쇄신에 나서면서 내부 장악력을 과시했다.

지난 12일에는 12년간 국방부를 이끈 '측근' 세르게이 쇼이구 전 장관을 해임하고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전 제1부총리에게 국방장관을 맡기는 파격 인사를 발표했다.

군 고위 인사도 줄줄이 감방에 들어갔다.

티무르 이바노프 전 국방차관과 유리 쿠즈네초프 전 국방부 인사국장, 바딤 샤마린 육군 참모차장이 뇌물 수수 혐의로 구금되고 최전선에서 싸웠던 이반 포포프 전 소장은 사기 혐의로 구금됐다.

군 조직 숙청이 단행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 23일 브리핑에서 "부패와의 싸움은 캠페인이 아니라 지속적인 작업"이라며 "이 작업은 연방 부처, 지자체 부처 등 모든 수준에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5일에는 방산업체 대표들과 만나 "오늘날 군대의 효과적인 경제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방장관 교체 발표 당시 크렘린궁은 국가 전체 경제에서 국방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벨로우소프 장관이 군 경제와 일반 경제를 통합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특별군사작전과 국방부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장악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