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고정금리 주담대 이자 싸진다

주금공, 은행 자금조달에 보증
변동→고정금리로 전환 유도

한국주택금융공사와 5대 시중은행이 27일 연 업무 협약식에 서준호 농협은행 부행장(왼쪽부터),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최준우 주금공 사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성희 국민은행 부행장이 참석했다. 금융위원회 제공

은행이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저금리에 취급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이 ‘당근’을 내놨다. 은행이 고정금리 주담대 공급을 위해 발행하는 커버드본드에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지급 보증을 제공한다. 대출 한도도 확대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27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주금공, 5대 시중은행(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과 커버드본드 지급보증 업무 협약식을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발표했다. 커버드본드는 금융사가 주담대 등 우량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장기채권이다. 조달한 자금은 장기 주담대 공급에 주로 활용된다. 현재 커버드본드 발행 규모는 연평균 1조~2조원에 그치며, 만기가 5년이 넘은 채권의 잔액은 3000억원에 불과하다.

이날 개시되는 주금공의 지급 보증 서비스는 은행의 발행금리를 낮추는 효과를 낼 전망이다. 금융위는 AAA등급의 은행이 발행한 커버드본드의 금리가 동일 만기 은행채에 비해 0.05~0.21%포인트가량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은행이 이런 조달금리 인하분을 장기·고정금리 상품 금리에 반영하면 소비자에게 더 낮은 금리로 장기 상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주금공은 은행이 발행한 만기 10년 커버드본드 등을 매입한 뒤 유동화증권을 발행·매각하는 재유동화 프로그램도 추진한다. 은행은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6억원 이상 주택의 장기·고정금리 주담대를 공급하는 데 활용할 예정이다.

은행의 커버드본드 발행을 늘리기 위해 예대율 인정 한도도 확대한다. 금융사는 예수금 대비 대출금의 비율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9월부터는 은행이 만기 10년 이상의 커버드본드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을 해당 은행 원화 예수금의 추가 1% 범위에서 대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