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처분소득보다 외식물가가 더 많이 뛰는 흐름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집밥' 트렌드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대형마트에서 신선식품을 살펴보고 있다./한경DB
가처분소득보다 외식물가가 더 많이 뛰는 흐름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집밥' 트렌드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대형마트에서 신선식품을 살펴보고 있다./한경DB
먹거리 물가 상승률이 처분가능소득(가처분소득) 증가율을 웃도는 흐름이 지난 1분기까지 7개 분기 연속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에도 김밥, 치킨, 햄버거, 피자, 과자 등 주요 외식과 가공식품 가격이 줄줄이 올라 먹거리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소득보다 더 뛰는 외식물가

2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가구의 가처분소득은 월평균 404만6000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4%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가처분소득은 이자와 세금 등을 내고 소비나 저축에 쓸 수 있는 돈이다.

이와 비교해 외식과 가공식품 등의 먹거리 물가 상승률은 가처분소득 증가율을 웃돌았다. 1분기 외식 물가 상승률은 3.8%로 가처분소득 증가율의 2.8배, 가공식품은 2.2%로 1.6배다.

이런 현상은 2022년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7개 분기째 이어졌다. 외식과 가공식품 평균 물가 상승률이 점차 둔화하고는 있지만, 개별 품목별로 살펴보면 먹거리에 대한 가계의 부담은 상당히 크다.

1분기 외식 세부 품목 39개 중에서 37개의 물가 상승률이 가처분소득 증가율을 웃돌았다. 햄버거가 6.4%로 가장 높았고 비빔밥(6.2%), 김밥(6.0%), 냉면(5.9%), 외식 오리고기(5.8%), 떡볶이(5.7%), 도시락(5.7%), 치킨(5.2%) 등의 순이었다.

가공식품 세부 품목 73개 중에서는 절반이 넘는 44개 물가 상승률이 가처본소득 증가율보다 높았다. 설탕(20.1%)과 소금(20.0%)은 20%에 이르렀다. 스프(11.7%), 초콜릿(11.7%), 아이스크림(10.9%), 당면(10.1%) 등 품목 가격 상승률도 10%를 웃돌았다.

거세지는 ‘집밥’ 트렌드

이에 따라 외식보다는 집에서 차려 먹는 ‘집밥’ 트렌드가 갈수록 세지고 있다. 1만원을 갖고도 한끼를 풍족하게 먹을 수 없다보니, 외식보다는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1∼5월 기준 신세계그룹 계열 e커머스 플랫폼 G마켓의 장보기 서비스 전문관 '스마일프레시'의 신선식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늘었다. 품목별 매출 증가율을 보면 잎줄기채소가 84%로 가장 높았고 버섯·나물류 62%, 닭고기·달걀 51%, 견과류 48%, 생선·뿌리채소 각 38%, 잡곡·혼합곡 35%, 김치 34% 등이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을 보면 지난달 서울 기준으로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8개 외식 메뉴 가운데 1만원으로 먹을 수 있는 것은 김밥(평균 3362원)과 자장면(7146원), 김치찌개 백반(8115원), 칼국수(9154원) 4개뿐이다. 비빔밥(1만769원), 냉면(1만1692원), 삼계탕(1만6885원), 삼겹살(1만9981원) 등은 1만원 선을 넘은 지 오래다.

송종현 한경닷컴 뉴스국장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