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어린이날 연휴 마지막날(6일) 인천공항 입국장이 귀국하는 해외여행객들로 붐비는 모습. / 사진=뉴스1
이달 초 어린이날 연휴 마지막날(6일) 인천공항 입국장이 귀국하는 해외여행객들로 붐비는 모습. / 사진=뉴스1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후 ‘보복 소비’ 일환으로 불었던 해외여행 붐이 한풀 꺾이는 와중에 국내 여행업계는 실적이 동반 상승했다. 한국인 출국자 수가 늘고 여행사·항공사 및 관련 플랫폼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나는 등 모든 지표가 뚜렷한 반등세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여름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한 숫자는 1131만2701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770만8012명)에 비해 약 46.8% 증가한 수치다. 월간 기준 모두 전년 동월 대비 80만~100만명씩 많을 정도로 해외여행 수요가 껑충 뛰었다.

코로나19 당시 대규모 감원 등 어려움을 겪은 뒤 실적이 온전히 회복되지 않았던 국내 여행사들은 올 들어 반사수혜를 누렸다. 올 초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그룹이 코로나19 이후 일었던 여행 수요의 둔화로 약 1500명을 감원한 것과는 뚜렷한 온도차를 보였다.

하나투어는 연결 기준 1분기 매출액 1833억원으로 1년 전보다 2배 넘게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85% 뛴 216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같은 기간 모두투어도 매출 793억원으로 2배가량 늘었다. 단 마케팅 비용과 인건비 부담 등으로 영업익은 소폭 감소했다.

노랑풍선, 참좋은여행 등 여타 여행사들도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0% 내외 증가하는 등 해외여행 수요는 완연한 회복세다.
출처=한경 DB
출처=한경 DB
대규모 투자 유치와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 등극으로 승승장구하다 지난해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던 플랫폼 야놀자 역시 올해 1분기 매출 1947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30% 증가했다. 영업익도 149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해외여행 시장 공략에 역점을 둔 인터파크트리플 부문 매출이 478억원에서 701억원으로 1년새 확 늘었다.

해외여행객들을 실어 나르는 항공사들 실적 또한 좋았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해 4조원대로 올라선 대한항공(영업익 5375억원)을 필두로 진에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저비용 항공사(LCC)들도 모두 700억~900억원대 영업익을 올렸다.

앞으로의 전망은 더 긍정적이다. 여름 휴가철 성수기로 접어드는 데다 해외여행 수요에 발맞춰 항공사들이 국제선 노선을 늘리고 있기 때문. 일본·동남아시아 등 단거리 노선 위주던 LCC들까지 유럽·미국 등 장거리 노선 운항에 나서 실적 개선세가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 잠재수요는 락다운(이동제한) 기간에도 눈에 드러나지 않았을 뿐 꾸준히 성장해왔다”며 “지금 같은 추세라면 올해 해외여행객 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회복하는 것도 가능해보인다”고 말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