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징역 4개월 집행유예 2년 판결…전처, 항소 예정
양육비 안 준 '나쁜 아빠' 부산 첫 유죄 판결
지난 3월 인천에서 10년 동안 두 자녀의 양육비 9천만원을 전처에게 주지 않은 40대 남성이 실형을 받은 이후 부산에서도 양육비를 주지 않은 '나쁜 아빠'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부산지법 형사7단독 배진호 부장판사는 양육비 이행 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남성은 2019년 10월 친권을 가진 전처에게 아이가 성년이 될 때까지 한 달에 70만원씩 양육비를 주라는 이혼 판결 이후 한 번도 양육비를 주지 않았다.

양육비 지급 이행 명령에도 아랑곳없던 남성은 2022년 5월 법원의 감치명령으로 구속되자 그제야 양육비 일부를 지급했지만, 전처의 고소로 재판에 넘겨졌다.

배 부장판사는 "미성년 자녀가 제대로 성장하도록 성실한 양육비 지급이 필수지만 피고인은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아 죄질이 나쁘고, 그동안 양육자는 장기간 소송으로 큰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양육비를 지급하며 노력한 점, 어려운 경제적 사정, 혐의의 최대 법정형이 1년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말했다.

부산에서 양육비를 미지급한 부모에게 유죄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남성의 전처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 의사를 밝혔다.

현행 법률은 이혼한 부모가 친권자에게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으면 양육비 지급 이행 명령, 감치 명령, 형사 고소에 이은 처벌까지 최소 3∼4년이 걸리고 양육비 지급도 강제하지 못한다.

이에 정부가 양육비를 대신 지급한 이후에 비양육자에게 회수하고,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을 경우 형사 처벌이 가능한 시점을 앞당기는 내용 등을 담은 양육비 이행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하지만 21대 국회 임기를 불과 6일 앞둔 지금까지 통과되지 못해 폐기 위기에 놓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