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조선의 중흥군주 영조대왕' 온라인 전시
영조 글씨 등 86건 모아…'속광국지경록'·'양도팔도 민은시' 첫 공개
국가 중심 세우려 노력한 52년…영조의 삶과 업적을 돌아보다
"대왕의 휘(諱)는 금(昑)이고 자(字)는 광숙(光叔)이다.

…왕위에 있은 지가 52년이고 수명은 83세였다.

" (영조실록 중에서)
조선의 21번째 임금인 영조(1724∼1776)는 반세기 넘게 집권했다.

숙종(1674∼1720)과 숙빈 최씨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이복형인 경종(1720∼1724)에 이어 왕위에 오른 뒤, 특정 당파에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한 탕평 정치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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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의 세금 부담을 줄이고자 균역법(均役法)을 실시하고 법전을 정비하는 등 제도 개편과 정비에도 힘썼다.

조선 후기 사회·경제적 변화 속에 국가 중흥을 이끌고자 한 영조를 돌아보는 전시가 열린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은 영조의 국왕 등극 300주년을 기념하는 온라인 특별 전시 '조선의 중흥군주 영조대왕'을 선보인다고 23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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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장서각에서 열린 '영조대왕' 특별전을 새롭게 꾸몄다.

그간의 연구 성과를 반영해 원문 자료를 다시 번역하고 장서각이 소장하고 있는 유물, 자료를 포함해 보물 '영조 어진' 등 총 86건을 온라인 공간에 모았다.

전시는 '후궁 소생으로 삼종혈맥(三宗血脈)을 잇다', '52년을 국정쇄신에 힘쓰다', '글로 성찰하고 소통하다' 등 크게 3가지 주제로 나눠 영조의 삶과 업적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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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자료 가운데 영조가 직접 쓴 여러 글은 눈길을 끈다.

장서각 관계자는 "문치주의를 표방한 조선 왕조에서 국왕의 글은 단순한 문예 차원을 넘어 중요한 통치 수단이자 소통의 방편"이라고 의미를 강조했다.

말년에 자신의 업적을 돌아보며 '팔순의 사업을 나에게 물으면, 내심 민망하니 어떻게 답할까?'라고 질문을 던진 '어제문업'(御製問業), 소학(小學)을 해석한 '어제소학지남'(御製小學指南) 등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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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 정조(재위 1776∼1800)가 되는 세손을 생각하며 펴낸 '어제조훈'(御製祖訓)에는 '성인이 되고 현자가 됨은 오직 너에게 달려 있다'는 할아버지의 당부가 담겨 있다.

전시를 통해 대중에 처음으로 공개되는 자료는 특히 주목할 만하다.

'양도팔도 민은시'(兩都八道 民隱詩)는 1764년 영조가 각 도 관찰사와 수령에게 민은시를 지어 올리라고 명한 뒤 이듬해 편찬한 책이다.

민은시는 백성의 숨겨진 고통을 주제로 지은 시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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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부, 개성부의 양도와 팔도 백성의 생활상을 노래한 시는 처음 선보이는 자료다.

1771년 청나라의 역사서에 조선의 왕통이 잘못 기록된 것을 바로잡은 뒤 관련 기록을 모아 펴낸 '속광국지경록'(續光國志慶錄) 역시 중요한 자료 중 하나다.

신하들과 함께 경사로운 일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영조가 직접 시를 지었고, 그에 대해 신하들이 올린 시 121수가 저자의 관직명과 함께 실려 있어 연구 가치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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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나라가 1722년 경종의 후계로 '이금'(李昑·영조의 이름)을 왕세제로 책봉한 문서, 1725년 조선 국왕으로 책봉하며 내린 문서 등 장서각이 소장한 유일본 자료도 공개된다.

전시는 24일부터 온라인 전시관(ejsg.aks.ac.kr)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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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