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건넨 노조 관계자들도 집유…"죄질 좋지 않아"
'가입 대가로 1억 수수' 한국노총 전 부위원장 징역형 집유
제명된 노조의 재가입을 돕는 대가로 억대 금품을 수수한 한국노총 전직 간부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춘근 부장판사는 22일 배임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강모(63) 전 한국노총 수석부위원장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1억원의 추징도 명령했다.

강씨에게 한국노총 가입 청탁을 한 혐의를 받는 전국 건설산업통합노조연맹(건통연맹) 소속 최모씨와 이모씨는 배임증재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금품의 액수와 노조 활동의 공공성에 대한 사회적 신뢰에 미치는 영향에 비춰보면 죄질이 좋지 않다"며 "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씨는 2022년 9월 최씨 등이 설립한 건통연맹의 한국노총 가입을 돕겠다며 총 3억원을 받기로 한 뒤 착수금 명목으로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강씨는 한국노총 사무총장 이모씨에게 건통연맹의 노조 가입을 지지해달라며 5천만원을 전달하려고 시도한 배임증재 미수 혐의도 있다.

과거 한국노총 산하 전국건설산업노조(건사노조) 소속이던 최씨 등은 2022년 7월 위원장의 조합원 횡령 등 비리로 노조가 한국노총에서 제명되자 건통연맹을 설립했다.

이들은 노조 전임비나 수수료를 쉽게 받으려면 한국노총에 재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해 강씨에게 돈을 전달하기로 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