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캐나다 라크루아 추기경 성폭행 무혐의 결론
캐나다 출신의 제럴드 라크루아(66) 추기경의 성폭행 의혹에 대해 교황청이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고 교황청 관영매체 바티칸 뉴스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교황청 공보실은 이날 성명을 내고 "교황청 조사 결과 라크루아 추기경의 위법 행위의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따라서 더 이상의 정식 절차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캐나다 퀘벡 대교구장인 라크루아 추기경의 성폭행 의혹이 제기되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월 8일 은퇴한 판사인 앙드레 데니스 전 퀘벡 고등법원장에게 정식 조사를 요청했다.

이 조사는 지난 6일 마무리됐고 다음 날 교황에게 보고서가 전달됐다.

라크루아 추기경은 2022년 캐나다 퀘벡 대교구의 성직자들을 상대로 제기된 집단 소송에 연루돼 있다.

147명이 참여한 이 집단 소송은 퀘벡 대교구에서 1940년부터 현재까지 100여명의 사제가 저지른 성폭력 범죄를 고발하기 위해 제기됐다.

라크루아 추기경도 1987년과 1988년 두 차례에 걸쳐 17세 소녀를 성폭행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한때 교황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됐던 캐나다 출신의 마르크 웰레 추기경도 이 집단 소송에 피고발인으로 이름을 올렸으나 교황청은 2022년 12월 그에 대한 별도의 조사 결과 무혐의로 결론을 내렸다.

라크루아 추기경과 웰레 추기경은 모두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라크루아 추기경은 2022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캐나다 방문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해 3월에는 교황청 자문기관 가운데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추기경 평의회 위원으로 선출됐다.

추기경 평의회는 그 구성원이 9명의 추기경이라는 점에서 'C9'이라 불리며 교회 통치·개혁 문제에 대한 교황의 가장 중요한 조언자 역할을 한다.

수십 년 동안 가톨릭교회를 곤혹스럽게 해온 사제들의 성범죄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무관용 원칙을 강조해왔다.

교황은 2019년에는 당시 워싱턴 대주교였던 시어도어 매캐릭 추기경의 사제직을 박탈했다.

교황청 조사 결과 그는 과거 최소 1명의 미성년자와 정기적으로 성적인 관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직 추기경이 교황 다음으로 높은 직위인 추기경직에서 면직된 것은 로마 가톨릭 역사상 근 10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