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작품 전시·소통 공간 탈바꿈…역대 도정사도 소개
53년 만에 개방한 전북도지사 관사…새 이름은 '하얀양옥집'
'하얀양옥집'
53년 만에 전북 도민의 품으로 돌아온 옛 전북도지사 관사의 새 이름이다.

21일 오전 개관식과 함께 빗장이 풀린 전주 한옥마을 내 하얀양옥집은 이름처럼 새하얀 모습으로 방문객들을 맞았다.

연면적 402.6㎡에 2층으로 된 관사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해 있었다.

계단을 따라 1층으로 들어서자 화려한 색감의 유화(油畫)가 눈에 띄었다.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회화, 조소, 공예, 사진 등 다양한 작품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었다.

도내 8명의 지역 예술인이 하얀양옥집 개소식을 맞아 공들여 준비한 작품들이다.

앞으로도 지역 예술인들의 놀이터가 될 1층의 이름은 '일의 터 문;턱'이다.

하얀양옥집에 들어서는 도민들에게 여러 작품과 음악을 소개하면서 예술적 영감을 선사하게 된다.

다시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현대적 조명과 가구가 감각적으로 배치된 넓은 거실이 한눈에 들어온다.

'우리의 터 맞;이'라는 이름의 이 공간은 도민이 서로 소통하고 도지사와 교감하는 자리로 용도가 바뀐다.

거실 왼편에는 역대 도지사들의 헌신과 수고가 녹아있는 '기억의 터 이을;'이 마련됐다.

'전북특별자치도지사' 명패가 올려진 책상에는 '도지사님에게 편지를 남겨주세요'라고 적힌 메시지가 올려져 있었다.

하얀양옥집을 방문하는 도민들로부터 날것의 이야기를 듣고 도정에 반영하려는 의도다.

53년 만에 개방한 전북도지사 관사…새 이름은 '하얀양옥집'
책상 맞은편 벽면에는 역대 도정사를 도식화한 '역대 민선 도지사와 전북특별자치도 발자취'가 한눈에 들어왔다.

이 공간을 나와 거실 안쪽으로 진입하면 책장에 빼곡히 들어찬 책을 볼 수 있다.

이 '백인의 서재 여럿;이'에서는 김관영 도지사, 송하진 전 도지사, 우범기 전주시장 등이 추천한 책을 소개한다.

이름 그대로 100명의 각계각층 인사가 추천한 책을 소개하는 공간이다.

김 도지사와 송 전 도지사 등은 이날 하얀양옥집 개소식에 참석해 상전벽해 한 관사를 찬찬히 둘러봤다.

송 전 도지사는 "이곳에서 8년을 살면서 많은 정책을 구상했었다"며 "깔끔하게 예술, 문화, 소통의 공간으로 만들어 준 김관영 지사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관사 2층에서 바로 옆의 경기전을 내려다보면 너무 아름답다"며 "하얀양옥집이 올해 새롭게 출발한 전북특별자치도의 명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김 도지사 역시 "하얀양옥집을 새로운 도정사의 미래를 그려나가는 소통 공간이자 문화 자산으로 활용하겠다"며 "이 공간이 전북의 자랑이 될 수 있도록 많은 분이 도와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53년 만에 개방한 전북도지사 관사…새 이름은 '하얀양옥집'
한편 관사 개방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김관영 도지사가 관사를 사용하지 않기로 하면서 결정됐다.

당시 관사가 권위주의, 예산 낭비의 산물로 지적받으면서 전국의 민선 8기 단체장들이 줄줄이 관사에 입주하지 않았다.

1971년 전북은행장 관사 목적으로 지어진 관사는 1976년부터 19년간 부지사 관사로 이용되다가 1995년 민선 시대 개막 이후 도지사들이 입주했다.

관사를 거쳐 간 도지사는 유종근, 강현욱, 김완주, 송하진 등 4명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