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왕에게 충성 다짐 비석…객사 내삼문 문화재 발굴조사 결과
당진 면천읍성 근대복토층에서 '황국신민서사지주' 발견
충남 당진 면천읍성 정밀 발굴조사 현장에서 일제강점기 황국신민서사지주(皇國臣民誓詞之柱)가 발견됐다.

21일 당진시에 따르면 황국신민서사지주는 폭 50㎝에 높이 100㎝ 정도로, 면천읍성 내삼문 발굴조사 4호 건물지 주변 근대복토층에서 발견됐다.

일제는 내선일체(內鮮一體·일본과 조선은 한 몸)를 강조하면서 '일본 왕에게 충의를 다하겠다'는 황국신민서사를 제정해 1937년 10월부터 한국인에게 암기하도록 강요하고 전국 곳곳에 황국신민서사지주를 세웠다.

황국신민서사는 아동용과 성인용으로 나뉘어 있는데, 이번에 황국신민서사지주가 발견된 곳이 과거 면천초등학교 부지였던 것으로 미뤄 아동용으로 추정된다.

아동용 황국신민서사는 '저희는 대일본제국의 신민입니다.

저희는 마음을 합하여 천황 폐하에게 충의를 다합니다.

저희는 괴로움을 참고 몸과 마음을 굳세게 하여 훌륭하고 강한 국민이 되겠습니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진시는 황국신민서사지주의 구체적 내용을 확인한 뒤 일제강점기 가슴 아픈 역사를 보여주는 교육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객사 부지 내 1호 건물지(내삼문지)의 초석과 기단, 계단시설의 연결성도 확인됐다.

건물지 규모는 다른 내삼문지에서는 보기 드물게 전후 툇간이 설계된 정면 3칸, 측면 3칸의 구조를 가진 것으로 규명됐다.

이종우 문화체육과장은 "이번에 확인된 면천읍성 객사 내삼문지의 규모 및 성격을 향후 복원정비사업의 귀중한 자료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