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리 늘린 박현경 "숙제 해결…골프가 쉬워진 느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에서 우승한 박현경은 실력과 인기를 겸한 스타 선수로 꼽힌다.

예쁘장한 외모에 탄탄한 경기력으로 대회 때마다 많은 팬의 사랑을 받는다.

작년까지 4차례 우승한 박현경의 주 무기는 퍼팅이었다.

그는 2021년 퍼팅 부문 1위, 2022년 2위, 그리고 작년에는 4위였다.

박현경이 평균타수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그린 적중률에서 40위 이내에 들지 못하면서도 지난 3년 동안 평균타수 10위 아내에 버틸 수 있었던 비결은 빼어난 그린 플레이였다.

박현경이 그린 적중률이 40위 밖으로 밀린 원인 가운데 하나는 짧은 티샷 비거리였다.

그는 드라이버샷 비거리에서 최근 3년 동안 늘 60위 안팎이었다.

티샷 비거리가 짧으면 아무래도 다음 샷을 긴 클럽을 써야 하기에 그린 적중률이 낮다.

그런데 올해 박현경의 기록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일어났다.

두산 매치플레이 전까지 드라이버샷 비거리에서 박현경은 34위(243.25야드)에 자리 잡고 있었다.

작년 57위(238.3야드)와 비교하면 뚜렷하게 비거리가 늘었다.

박현경은 "지난 겨울 훈련 때 비거리를 늘리려고 이를 악물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5∼10야드만 더 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전에는 더 뒤에서도 그린에 올리고 더 멀리서도 먼저 퍼트를 넣으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더라"고 말했다.

박현경은 6주 동안 겨울 전지훈련에서 비거리 늘리기에 시간과 정성을 들였다.

하루도 쉬지 않고 근력 운동에 매달렸다.

"몸이 부서져라 근력 운동을 했다"는 박현경은 스쾃 바벨 무게를 100㎏까지 올릴 만큼 근력이 붙었다.

박현경은 근육량이 많아지면서 체중은 오히려 줄었다.

작년까지는 시즌을 체중 64㎏로 시작해 시즌을 마칠 때면 60㎏ 정도였다는 박현경은 올해는 62㎏로 시작했다.

박현경은 "힘은 더 세지고 덜 지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훈련 효과가 나타나면서 드라이버 샷 비거리는 10야드 이상 늘었다.

이렇게 늘어난 비거리 덕분에 이번 시즌 박현경의 경기는 전과 달라졌다.

파 4홀에서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두 번째 샷을 치는 일이 확 줄었다.

박현경은 KLPGA 투어에서 하이브리드 클럽을 누구보다 잘 다루지만, 자주 사용하기 때문이라는 감춰진 진실이 있었다.

박현경은 "골프가 좀 더 쉬워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두산 매치플레이 8강전에서 박현경은 KLPGA 투어에서 장타자로 이름 높은 문정민을 만났다.

서너클럽 차이가 났던 드라이버샷 비거리가 한 클럽 정도로 줄어들었다.

'골프가 전보다 쉬워진' 박현경은 문정민을 6홀 차로 따돌리고 4강에 올랐다.

4강전에서도 장타자 이소영을 만났지만, 접전 끝에 이겼다.

경기 스타일이 비슷한 이예원과 결승에서 박현경은 항상 이예원보다 티샷 거리에서 앞섰다.

두 번째 샷을 더 앞에서 더 짧은 클럽으로 쳤다.

박현경의 우승이 꼭 늘어난 비거리 덕분은 아니겠지만, 박현경의 골프는 작년보다 한결 편해진 건 사실이다.

박현경은 "숙제를 해결했다"고 자평했다.

박현경이 올해 목표를 메이저대회 우승과 대상 수상이라고 밝힌 데에는 비거리 증대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었던 셈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