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라이칭더 취임사 '현상유지·주권' 발언 비난…"대만 독립은 죽음의 길"
中, 라이칭더에 "어떤 간판이든 독립 추진…통일실현 날 올 것"
라이칭더 대만 신임 총통이 20일 취임 연설에서 '독립'에 대한 직접 언급 없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 '현상유지' 입장을 밝혔으나, 중국은 대만의 주권 주장이 곧 '독립' 주장이라며 대만을 반드시 통일할 것이라고 공세를 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대만의 새로운 지도자 라이칭더가 첫 연설에서 중국과 대만은 서로 예속되지 않고, 대만은 자기 주권을 갖는다고 강조했는데 어떻게 보는가"라는 질문에 "대만 독립은 죽음의 길"이라며 "어떤 간판, 어떤 기치를 걸든 대만 독립 분열을 추진하는 것은 모두 실패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라이 총통은 이날 취임 연설에서 따로 '독립'이라는 단어를 거론하지 않은 채 "양안 미래가 세계 형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민주화된 대만을 계승한 우리는 평화의 조타수가 될 것"이라며 "새 정부는 '네 가지 견지'를 계승하면서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고(不卑不亢), 현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 가지 견지'란 전임 차이잉원 정부가 2021년 발표한 양안 관계 원칙으로 ▲ 자유·민주 헌정 체제를 영원히 견지 ▲ 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의 상호 불예속 견지 ▲ 주권 침범·병탄 불허 견지 ▲ '중화민국 대만'의 앞날 견지와 전체 대만 인민의 의지 준수를 그 내용으로 한다.

중국은 이 원칙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반하는 '양국론'(兩國論)이자 대만 독립을 추동하는 것이라며 비난해왔다.

라이 총통은 이날 "우리 모두 알고 있듯 주권이 있어야 비로소 국가"라면서 "중화민국 헌법에 따라 중화민국 주권은 국민 전체에 속하고, 중화민국 국적자는 중화민국 국민이며, 여기에서 알 수 있듯 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은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고 했다.

중국 외교부의 입장은 라이 총통이 '독립'이라는 말을 명시적으로 쓰지 않았을 뿐 전임 차이잉원 총통처럼 '독립'을 주장한 것과 다름없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왕 대변인은 "'하나의 중국' 원칙은 국제 사회의 보편적인 공동인식이자 국제 관계의 기본 준칙이고, 중국이 세계 각국과 관계를 발전시키는 정치적 기초·전제"라면서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세계에는 오직 하나의 중국만이 있고, 대만은 중국 영토의 분할 불가능한 일부분이며,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전 중국을 대표하는 유일 합법 정부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만 섬의 정국이 어떻게 변화하든 양안이 하나의 중국에 속한다는 역사·법리적 사실, 국제 사회, 하나의 중국을 견지하는 기본 구조, 중국이 결국엔 그리고 반드시 통일될 것이라는 역사적 대세는 바꿀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왕 대변인은 "일부 국가의 개별 정객이 대만 문제를 멋대로 다루거나 쇼를 벌이는 것은 중국 내정을 엄중히 간섭한 것"이라며 "중국은 강하게 규탄하고,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해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완전한 통일을 실현하는 날이 결국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