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심원들 앞에서 변호인·검찰, 증거 놓고 맞서
연인 살해하려 한 혐의 60대 국민참여재판
연인을 감금·폭행하고 바닷물에 빠트려 살해하려 한 60대가 국민참여 재판을 받았다.

20일 광주지법에서는 형사12부(박재성 부장판사) 심리로 살인미수, 특수상해·협박, 감금,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박모(63)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이 열렸다.

박씨는 지난해 5~7월 연인관계 여성 A씨가 다른 남자를 만난다고 의심해 "딸(초등학생)에게 폭로하고, 벽보를 붙여 알리겠다"는 내용 등 협박 문자 메시지를 14차례 보낸 혐의를 받는다.

그는 지난해 6월 12일에는 A씨를 흉기로 위협하거나 둔기를 던져 다치게 했고, 차량에 강제로 태워 감금한 혐의도 적용됐다.

같은 날 박씨는 A씨를 태운 차량을 전남 진도의 한 항구에서 바다 방향으로 돌진시켰으나 차량이 항구 턱에 걸리자, A씨를 차에서 내리게 한 뒤 함께 바다로 몸을 던져 머리를 물 밑으로 반복해 눌러 내리는 등 살해하려 한 혐의도 적용됐다.

이날 배심원들이 앞에서 박씨 측 변호인은 "A씨의 동의를 얻어 물속에 뛰어들었고, 물밑으로 머리를 민 사실이 없다"며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흉기로 위협한 사실은 인정하나,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고, 둔기 상해나 차량 돌진 등은 사실이 아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살인미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더라도 범행 도중 행위를 중단한 경우에 해당해 '중지미수'에 해당하니 형을 감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날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들에게 혐의별 증거를 제시하며 A씨 혐의 입증에 주력했다.

국민참여재판은 우리나라에서 2008년부터 시행된 배심원 재판제도로, 배심원들은 변론을 듣고 평의를 거쳐 피고인의 유무죄를 만장일치 또는 다수결로 평결하고 양형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다.

광주지법에서는 지난해 12월에 이어 5개월여만에 국민참여재판이 열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