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유사시 적 우주선 무력화할 수 있는 수단 확보 나서"
"美국방부 '우주전쟁' 대비 박차"…우주 군비경쟁 본격화하나
미·중 패권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신냉전 구도가 고착화한 가운데 미국 국방부가 '우주 전쟁'에 대비해 잰걸음에 나섰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미 국방부가 위성 네트워크를 공격에서 보호하고 필요시 궤도 위의 적 우주선을 지상이나 우주에서 방해하거나 무력화할 수 있는 차세대 수단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우주공간에 무기를 배치하려 한다는 지적을 피하려고 이러한 노력은 의도적으로 모호한 표현인 '책임 있는 대(對)우주 캠페인'으로 지칭되고 있다.

세부내용은 대부분 기밀이지만 기존 위성요격 미사일처럼 막대한 양의 우주쓰레기를 발생시키지 않으면서도 위성궤도 상에서 적국의 위협을 억제하는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적국이 위성을 활용해 지구상의 미군을 탐색·조준할 수 없도록 하는 '병력 방호'(force protection)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이 강구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파교란 등으로 적의 위성통신을 방해하는 기존 지상시설을 현대화하는 작업은 이미 진행 중이며, 미국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선 적 위성 파괴를 위한 수단으로 사이버공격, 지상·우주 레이저 무기, 고출력 극초단파 무기 등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 개정된 미 국방부 전투교리에는 "적의 우주역량을 효과적으로 억제함으로써 '우주에서의 우위'(Space Superiority)를 확보한다"는 내용이 포함되기도 했다고 NYT는 짚었다.

"美국방부 '우주전쟁' 대비 박차"…우주 군비경쟁 본격화하나
미군은 이미 비밀 무인 우주선인 X-37B를 개발해 7차례에 걸쳐 비행 임무를 진행했다.

미군은 실험기일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일각에선 X-37B가 무기탑재 능력을 갖췄을 것이란 추측이 제기돼 왔다.

미 국방부는 X-37B과 별개로 위성궤도 상에서 스스로 이동하며 로봇 팔로 적국 위성 등을 붙잡을 수 있는 차세대 군사위성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미사일 방어용 위성 보호 관련 실험을 위해 로켓랩, 트루아노말리 등 2개 우주기업과 계약을 맺기도 했다.

미국이 이처럼 우주전쟁에 대비하는 주된 배경으로는 급격히 성장 중인 중국의 우주역량에 대한 경계심이 꼽힌다고 NYT는 짚었다.

프랭크 켄달 미 공군장관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우리 군을 겨냥하기 위해 설계된 다수의 우주 역량을 배치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과 러시아는 지상발사 레이저 무기와 위성요격미사일, 이동능력을 갖춘 위성 등을 이미 실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러시아가 광범위한 영역의 위성을 파괴할 수 있는 핵무기 탑재 위성 발사시험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챈스 솔츠먼 미국 우주군 참모총장은 지난 3월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열린 국방 관련 행사에서 "우리는 우리 우주역량을 보호하는 동시에 적이 그들의 우주역량을 적대적으로 이용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왜냐면 우리가 우주를 갖지 못한다면 우리는 패배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작년 미 상원에 출석했을 때는 2026년까지 '작전의 모든 영역에서 경쟁 가능한 실질적인 궤도 상 역량'을 갖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