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개방하며 나선특구 외국인보험·北주민용 여행자보험도
화물수송부터 화재까지…북, '김정은 경제' 특화보험 세일즈
북한 유일의 국영 보험사인 조선민족보험총회사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역점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재해를 보장하는 상품을 내놔 눈길을 끈다.

18일 조선민족보험총회사는 홈페이지에 '육로수송 화물보험' 상품을 홍보하고 있다.

회사는 김 위원장이 지난 1월 15일 최고인민회의에서 처음 제시한 '지방발전 20×10 정책' 수행 등으로 화물 수송 수요가 늘었다고 안내했다.

지방발전 20×10 정책은 매년 20개 군에 현대적인 지방공업공장을 건설해 10년 안에 전국 인민의 초보적인 물질문화 생활 수준을 한 단계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각지에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물동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회사는 "인민경제계획 수행을 위한 수송 수요가 높아질수록 자연재해와 우발적인 사고에 의한 열차나 자동차 사고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며 "조선민족보험총회사에서는 수입 화물들에 대한 위험 담보를 높은 수준에서 제공하고 있으며, 수송 과정에 발생한 손해들을 제때 빠짐없이 장악하고 충분한 보상을 진행함으로써 해당 단위들의 안정적인 경영 활동에 적극 이바지하고 있다"고 홍보했다.

기존의 화재보험을 보강한 '특별위험화재보험' 상품도 나왔다.

이는 평양시 5만세대 살림집(주택) 건설 현장을 겨냥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2021년 1월 8차 노동당 대회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공개하며 평양에 매년 1만 가구씩 총 5만 가구 주택을 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보험은 인화성 및 폭발성 위험 물질, 불탈성(가연성) 물질과 이런 물질을 보관 취급하는 건물·시설·수단이 예상치 못한 화재·폭발 등으로 손해를 보거나 제3자의 생명과 재산에 손해를 입혔을 때 보상금을 지불하는 상품이다.

회사는 "인민경제 여러 부문에서 생산이 활성화되고 평양시 5만세대 살림집 건설과 지방공업공장 건설을 비롯한 중요 대상 건설들이 힘있게 추진될수록 특별위험화재보험은 인민경제의 생산 정상화와 인민생활 향상에 보다 더 실질적으로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선전했다.

화물수송부터 화재까지…북, '김정은 경제' 특화보험 세일즈
이 밖에도 회사는 북한과 러시아 교역의 거점인 나선경제무역지대(나선경제특구)에서 활동하는 외국 기업과 외국인들을 위한 화재보험, 가스사고 배상책임보험, 자동차 3자배상책임보험, 건설 3자배상책임보험, 종업원불상사보험 등을 판매한다고 안내했다.

북한 주민들 가운데 "국제회의와 강습, 실무면담과 참관, 실습과 국제체육경기 등 대외교류를 목적으로 다른 나라에 단기로 파견되는" 사람들을 위한 해외여행자보험도 있다고 홍보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걸어 잠갔던 국경을 작년 하반기부터 러시아, 중국 등에 열기 시작하면서 관련 보험 판매도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민족보험총회사는 1947년 설립된 전문국가보험기관으로, 최근까지는 북한 내에서 유일하게 보험 사업을 맡아왔다.

2021년 기준 순소득은 북한 원화로 72억500만원 선이다.

북한에서 평범한 일반 주민이 보험에 드는 일은 드물며, 절대다수의 보험 가입자는 국책사업을 하는 기관·기업소 또는 공적인 대외부문 업무를 맡은 간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 당국은 세수 확보 차원에서 보험 상품을 다각화해 사실상 준조세 차원에서 보험료를 징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