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고-성균관대 졸업하고 입단…2루수·3루수·유격수 오가며 활약
키움 신인 고영우, '경기 체력 아직'이라는 평가에도 타율 0.385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고영우(22)는 시즌 초반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구는 신인 선수 가운데 한 명이다.

홈런을 뻥뻥 치는 장타자가 아니고, 아직은 완전히 주전으로 자리 잡지 못한 선수라 주목도가 떨어질 뿐이다.

경남고-성균관대를 졸업하고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에서 4라운드 지명을 받고 키움에 입단한 고영우는 타율 0.385(65타수 25안타)로 활약 중이다.

선구안도 좋아서 출루율은 0.452에 이른다.

2루수와 3루수, 유격수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고영우는 팀이 필요할 때마다 빈자리에 들어가 탄탄한 수비 솜씨를 보여줘 코치진 신뢰를 얻는 데 성공했다.

16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는 6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 1타수 1안타 1타점에 볼넷 2개를 골라내고 희생 번트도 성공하는 만점 활약으로 팀의 6-5 승리에 힘을 보탰다.

키움 신인 고영우, '경기 체력 아직'이라는 평가에도 타율 0.385
홍원기 감독은 어느 자리에 투입해도 제 몫을 하는 신인 내야수의 활약이 반가우면서도 표정 관리를 하는 분위기다.

홍 감독은 "고영우가 선발로 나가는 날은 안타도 만들고,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서도 "기본적으로 신인 선수들은 쉽게 지친다"며 경기 체력을 우려했다.

홍 감독이 짚은 경기는 지난 1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이다.

올 시즌 처음으로 유격수 선발 출전했던 고영우는 4타수 2안타로 활약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홍 감독은 "그날 경기가 끝난 다음 날 내전근(허벅지 안쪽 근육)이 안 좋다고 하더라"며 "관리하며 써야 한다"고 했다.

이어 "신인 선수는 아마추어 시절 1년에 많아야 20∼30경기를 뛰었을 뿐이다.

긴장감 높은 프로 경기를 9회까지 뛰면 피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재학 시절 대학리그 최고의 3루수로 손꼽히던 고영우의 수비 솜씨는 프로에서도 통한다.

키움 신인 고영우, '경기 체력 아직'이라는 평가에도 타율 0.385
김혜성이 피로할 때는 2루수, 송성문이 쉬어야 할 때는 3루수로 선발 출전해 선배들의 뒤를 받친다.

유격수로도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기에 팀에서는 활용도가 높은 선수다.

타격 솜씨는 경남고 재학 시절부터 유명했다.

팀 동료이자 이제는 '제2의 이정후'로 주목받는 이주형(22)이 그의 경남고 동기다.

이주형은 "고등학교 때 타격이 잘 안되면 고영우에게 물어보기도 했다"고까지 말한다.

올 시즌을 앞두고 '최약체'로 평가받았던 키움이 그래도 무너지지 않고 버티는 배경에는 고영우와 같은 신인 선수의 활약이 있다.

이들이 경험을 얻고 성장한다면, 영웅 군단의 세대교체 완료 시점도 앞당겨질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