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245%↑에도 목표가↓..."실적정상화 시기상조"
이마트가 정용진 회장 시대 첫 성적표를 받은 가운데 증권사들이 잇따라 회사의 목표가를 하향했다.

17일 KB증권과 NH투자증권은 모두 회사에 대한 목표 주가를 8만 원에서 7만 4천 원으로 하향한다고 밝혔다. 신한투자증권도 기존 8만 6천 원에서 7만 2천 원으로 목표가를 내렸다. 이날 발간된 리포트 가운데 한국투자증권(10만 5천 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6~7만 원대에 목표가가 형성됐다.

이마트는 지난 1분기 7조 2,067억 원 규모의 매출과, 471억 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 245% 늘어난 수치다.

정 회장 취임 후 이마트는 창사 31년 만에 첫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 등 오프라인 3사의 상품·물류 통합에 박차를 가하는 등 비용 절감과 가격 경쟁력 회복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해 왔다.

특히나 이번 분기에는 트레이더스 실적이 눈에 띄었다. 기존점 매출은 7.3% 고성장하고, 영업이익은 314% 급증했기 때문이다. 영업이익률도 2.4%p 대폭 개선됐는데, 높은 기존점 매출 성장률과 신선·델리 카테고리의 상품이익률 개선 등에 기반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분기 실적을 통해 보여준 트레이더스의 매출 성장 및 마진 개선, 프라퍼티의 매출 호조, 이커머스 부문의 적자 축소 흐름은 모두 긍정적"이라며 "실적 하향 조정 사이클이 일단락된 것으로 보여, 주가는 단기적으로 바닥권을 형성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적 정상화를 논하기에는 아직 이른 모습으로 할인점 사업의 중장기 경쟁력에 대한 우려, 이커머스 부문의 모호한 사업 전략, 신세계건설 관련 불확실성 등이 추세적인 주가 반등을 가로막고 있다는 게 박 연구원의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특히 할인점 부문은 기존 지점 매출의 개선 여지가 제한적인 가운데, 파격적인 비용 축소 없이는 의미 있는 수익성 개선이 어려운 만큼 계속해 보수적인 접근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아직까지는 절대적인 수준에서 수익성 지표가 낮다고 판단되며 1분기 수준의 오프라인 매출 호조가 이어질 것인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회사의 주가는 유가증권 시장에서 오전 9시 1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0.61% 하락한 6만 4,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김동하기자 hd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