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나난 작가 재능 기부로 서울국제정원박람회장에 전시
"납북자들의 새벽별 되길"…한강공원에 피어난 '세송이물망초'
"이 정원이 북에서 돌아오지 않은 우리 국민들에게 어두운 밤하늘 숲속의 새벽별 같은 존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작업했습니다.

" (작가 나난)
16일 서울 시민들이 즐겨 찾는 뚝섬 한강공원에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를 상징하는 세송이물망초가 피어난 정원이 자리했다.

서울시 주관 2024 서울국제정원박람회 행사장에 설치된 '세송이물망초의 정원' 조형물은 통일부가 나난 작가, 김예지 큐레이터의 재능 기부를 통해 제작했다.

국내 1호 윈도 페인터로 다양한 활동을 해온 나난은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의 안전한 송환을 염원하며 이번 작품을 만들었다.

작품 내부에는 물망초를 비롯해 소나무(굳건한 의지·강인함), 파초(기사회생), 나비(메시지 전파) 등 4가지 종이 그림이 조화를 이뤘다.

나난은 이날 오후 진행된 세송이물망초 정원 제막식에서 "수없이 많은 꽃을 그렸지만 이번만큼은 마음이 너무나도 무겁고, 완성하기가 어려웠다"며 "생화가 아니라 종이에 그린 꽃인 만큼 시들지 않고 (이번 작품의 의미가) 여러분의 마음에 오래 간직할 수 있고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작가의 지인으로 제막식에 자리한 모델 장윤주는 "아직도 그곳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알 수 없는 분의 가족들에게 안부를 전해드리고 싶고 이런 마음이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해지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제막식에는 김영호 통일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최성룡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이사장 등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가족, 주한 EU·네덜란드 관계자 등도 참석했다.

김 장관은 "통일부는 장관 직속으로 납북자대책팀을 신설하는 등 이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올해뿐만 아니라 문제가 해결되는 그날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세송이물망초'를 피워낼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한강공원에 피어난 물망초 정원을 통해 오랜 세월 고통을 겪어온 피해자와 가족분들을 더 많은 국민이 기억하고 피해자 송환을 위해 모두 함께 노력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송이물망초 정원은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끝나는 오는 10월 8일까지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통일부는 전시 종료 이후 이 조형물을 다양한 납북자 관련 행사에 활용할 예정이다.

"납북자들의 새벽별 되길"…한강공원에 피어난 '세송이물망초'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