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1만원' 빈집 리모델링 사업 현장 방문
전국 첫 청년마을 공유주거 시설 '성하객잔' 개소
행안장관 "이탈리아보다 앞섰다"…강진 빈집재생 모범사례 꼽아
"전남 강진군은 (빈집들이) 이미 리모델링이 돼서 사람이 살고 있네요.

이탈리아보다 빠릅니다.

"
16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전남 강진군의 빈집 리모델링 지원사업 현장에서 환하게 웃었다.

강진군이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을 리모델링하거나, 그 부지에 신규로 주택을 지어 새로 전입한 도시민에게 저렴한 비용에 임대한다는 설명을 듣고서 여타 지자체가 배워야 할 모범사례로 꼽은 것이다.

군은 빈집 주인으로부터 집을 빌린 뒤 5천∼7천만원의 공사비를 들여 리모델링하고, 이를 전입자에게 장기 임대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이를 통해 임차인이 내는 돈은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는 단돈 1만원.
전입한 사람이 자가에 거주하며 집을 리모델링 하기를 바랄 경우에도 리모델링 공사비를 최대 3천만원까지, 50% 한도에서 군이 지원한다.

역내 인구가 급속히 줄어들며 지방소멸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강진군으로 하나둘 불러 모으기 위한 방책이다.

이 장관이 찾은 집을 장기 임대해 사용하는 두 청년은 전국을 돌며 시골집을 소개하는 유튜버들이다.

강진에 마련한 보금자리는 유튜브 콘텐츠 제작의 근거지로, 이곳에서 어느덧 8개월을 머물러왔다고 소개했다.

이 장관은 이들 청년에게 "지역소멸 모범 대응사례로 강진을 많이 소개해달라"며 "한번 힘 좀 써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푸소'(FU-SO·Feeling Up, Stress-Off)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현지 농가도 찾았다.

푸소는 농가 민박은 물론 이곳에 머무는 이들에게 다양한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강진군만의 특화 체험 프로그램이다.

학생이 푸소에 참여할 경우 체류비용 중 일부를 군이 지원한다.

행안장관 "이탈리아보다 앞섰다"…강진 빈집재생 모범사례 꼽아
강진군에 따르면 2015년 시작한 이 프로그램이 입소문을 타면서 한해 6천여명의 중·고교생이 강진군 내 11개 읍·면 70여개 마을에 있는 푸소 농가를 찾아 2∼3일간의 체험활동에 참여해 왔다.

누적 참여인원 약 5만8천명, 그간 52억원의 농가 소득 창출을 가져왔다.

이 농가 주인인 서금덕(78)씨는 이 장관에게 "푸소 농가들이 힘을 합쳐서 하고 있다"며 "수입이 있어서 보람이 있다"고 전했다.

이날 농가에는 푸소에 참여해 여러 체험을 즐기는 학생 4명이 이 장관과 취재진 일행을 반갑게 맞이하기도 했다.

이 장관은 학생들에게 제일 기대되는 체험활동이 무엇인지를 묻자 네 명의 학생은 이구동성으로 "물고기잡이"라고 답했다.

그는 리모델링이 된 빈집과 새로운 체험장소로 변신한 농가를 둘러보며 올해 3월 찾았던 이탈리아를 떠올리기도 했다.

이 장관은 주요 국가의 빈집 재생 정책을 벤치마킹하고자 이탈리아 지방 도시인 마엔차를 방문했는데, 당시 3년 내 리모델링을 조건으로 1유로에 빈집을 매도하는 소위 '1유로 프로젝트'에 깊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그는 이날 강진군 빈집 리모델링 사업 현장에서 "(강진군이) 이탈리아 마엔차보다 앞서 있다"고 했다.

현장에 동행한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도 "이탈리아는 (마을에서) 몇 곳만 리모델링이 돼 있을 뿐 나머지는 그대로였다"며 강진군의 빈집 리모델링 사업을 높이 평가했다.

이날 강진군에서는 의미있는 행사도 열렸다.

마을로 새로 유입되는 청년들의 안정적인 주거지원을 위해 숙소와 공유사무실, 회의실, 생활편의시설 등이 갖춰진 공유주거 시설이 전국 처음으로 개소했다.

행안장관 "이탈리아보다 앞섰다"…강진 빈집재생 모범사례 꼽아
'성하객잔'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 공유주거 시설은 499㎡ 부지 위에 연면적 373㎡ 규모의 2층짜리 건물로 지어졌다.

청년들이 주도해 공유주거 시설을 기획했으며, 행안부와 지자체가 건축비용 등을 지원했다.

이 장관은 "공유주거 공간이 단순한 청년 주거공간을 넘어 창업 등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주민과 상생·교류의 장이자 젊은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행안부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