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주변 자금이 급증하는 가운데 개인들은 주식시장에서 돈을 빼서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채권 시장이나 공모주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15일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외국인을 제외한 국내 기관과 개인의 채권 보유잔액은 올 들어 최근까지 72조8059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큰손’으로 떠오른 개인들이 채권을 앞다퉈 쓸어 담고 있다. 개인의 채권 보유잔액은 54조164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47조8933억원)에 비해 6조원 넘게 늘었다.

개인이 투자하는 채권 종목도 다양해지고 있다. 가장 선호도가 높은 상품은 국고채다. 국고채 3년물(국고21-4), 5년물(19-5), 30년물(24-2) 등에 개인의 ‘뭉칫돈’이 몰렸다. 고금리 이자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회사채·신종자본증권 등에도 개인 자금이 쏟아지고 있다.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도 채권시장에 관심이 크다. 기관들이 ‘조(兆) 단위’ 매수 주문을 넣으면서 회사채 수요예측은 연일 ‘완판’ 행진을 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에 참여한 금액만 100조원을 넘어섰다.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개인·기관이 채권을 쓸어 담고 있다. 채권값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금리가 떨어지기 전에 채권을 담아서 차익을 내려는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정책 불확실성이 높은 주식시장에서 빠진 자금을 굴리기에 적합한 시장이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비교적 단기간에 자금을 굴리는 공모주 시장도 연일 뜨겁다. 지난달 25~26일 진행된 HD현대마린솔루션 공모주 일반 청약은 255.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증거금으로 25조원이 몰렸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