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군 아닌 청년 동원해 공사…김정은 "열혈 청년대군" 격려
평양 북서쪽 신도시 '전위거리' 완공…딸 주애 두달만에 재등장(종합2보)
북한 수도 평양의 북쪽에 새로운 거리인 '전위거리'가 완공돼 베일을 벗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딸 주애가 지난 14일 전위거리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15일 보도했다.

전위거리는 평양 3대혁명전시관 앞 서산 네거리부터 삼봉 다리까지를 잇는 구간으로, 평양 북서쪽 서포지구에 포함된다.

4천100 가구 신도시를 건설하는 서포지구 사업은 지난해 노동당이 제시한 3대 건설 사업중 하나다.

작년 2월 공사에 들어갔으며, 다른 건설 현장과는 달리 군이 아닌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와 속도전청년돌격대 등 10만 '청년 탄원자'들로만 사업을 진행해왔다.

전위거리는 작년 12월 5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을 통해 행정구역상 명칭이 공개됐다.

'전위거리'라는 이름은 북한의 이념 달성과 건설 사업의 선봉에 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청년집단인 '청년전위'에서 따온 것이다.

김 위원장은 준공식에서 직접 붉은 준공 테이프를 끊으면서 건설에 참여한 청년들을 격려했다.

통신은 "환영곡이 울리는 가운데 아버지 원수님께서 사랑하는 자제분과 함께 준공식장에 도착하시자 폭풍 같은 '만세!'의 함성이 터져 올랐다"고 보도해 김 위원장 딸 주애의 참석 사실을 알렸다.

김주애가 공개석상에 등장한 것은 지난 3월 15일 항공육전병부대(공수부대) 훈련 지도와 강동종합온실 준공식에 참석한 이후 두 달 만이다.

김 위원장은 "혁명하는 당에 있어서 자기의 믿음직한 교대자, 후비대를 가지고 있는 것은 그 무엇에도 비길 수 없는 가장 큰 자랑으로 된다"면서 "조국의 부름 앞에 충실하고 사회와 집단 앞에 성실하며 미래를 위해 투신하는 열혈의 청년대군이 있어 사회주의 강국 건설 위업의 승리는 확정적"이라고 치하했다.

이어 "우리 청년들이 수도건설에서 발휘한 청춘의 슬기와 용감성을 계속 높이 떨치며 전면적 국가 발전을 향한 시대의 선봉에서 빛나는 위훈을 새겨가리라는 확신을 표명"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리일환 당 비서도 준공사에서 "수천 세대의 고층, 초고층 살림집(주택)들과 봉사건물들이 대건축군을 이룬 큰 규모의 거리를 순수 청년들의 힘으로 단 1년 동안에 일떠세운다는 것은 결코 헐한(쉬운) 일이 아니었다"며 "대건설투쟁에서 수많은 청년들이 사회주의 건설자로, 어엿한 혁명가·애국자로 성장했다"고 언급했다.

평양 북서쪽 신도시 '전위거리' 완공…딸 주애 두달만에 재등장(종합2보)
준공식은 오후에 시작돼 불꽃놀이를 동반한 야간 기념공연까지 이어졌다.

유튜브와 틱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된 새로운 김정은 찬양 가요 '친근한 어버이'가 무대에 올랐으며, 김 위원장과 주애도 공연을 관람했다.

김 위원장이 서포지구 개발에 힘을 실은 것은 그가 사회주의 기본정치 방식으로 내세운 '인민대중제일주의' 실현과 관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2021년 1월 8차 당대회에서 5년간 5만가구를 공급하기로 결정한 뒤 2022년 평양 송화거리에 1만 가구를 공급하고, 작년에는 평양 화성지구를 중점적으로 개발했다.

평양 북서쪽에 있는 서포지구는 조국해방전쟁(6·25전쟁)참전열사릉 등이 있는 외곽으로, 평양 안에서도 경제적·정치적으로 다소 소외됐던 지역이다.

이 지역 재개발로 대규모 신규주택을 공급함으로써 서민들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보장한다는 점을 선전해 민심을 잡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특히 주애는 작년 2월 서포지구 착공식에 참석한 데 이어 이번 전위거리 준공식에도 참석해 이 일대 개발의 '시작과 끝'을 상징하는 역할을 맡았다.

주애는 행사 내내 아버지 지근거리에 자리하고 김 위원장과 귓속말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래세대의 아이콘으로 내세우는 딸 주애를 청년들과 연결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2013년생으로 추정되는 주애는 이날도 만 11살에는 어울리지 않는 성숙한 차림새로 이목을 집중시켰는데, 북한의 차세대 지도자급 핵심 인력으로서 권위를 부여한 스타일링으로 해석된다.

평양 북서쪽 신도시 '전위거리' 완공…딸 주애 두달만에 재등장(종합2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