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르키우에 패트리엇 포대 2대 필요"…블링컨, 4번째 키이우 방문
우크라군 "전황 악화, 러군 수미 방면으로도 진격 가능성"
젤렌스키, 블링컨 만나 위태한 하르키우에 패트리엇 요청(종합)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4일(현지시간) 예고없이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찾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무기 지원을 논의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블링컨 장관에게 러시아의 집중 공격을 받는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 방어를 위해 대공 방어망을 지원해 달라고 호소했다.

국영 우크린폼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의 지원패키지가 우리에게 가능한 한 빨리 도달해야만 한다면서 "하르키우에만 패트리엇 대공미사일 포대가 최소 2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에 블링컨 장관은 "어려운 시기인 걸 우리가 안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에 공감했다.

이어 "일부 지원은 이미 도착했으며 조만간 더 많은 지원이 우크라이나에 도달할 것"이라며 "이는 전장에서 계속되는 러시아의 공격에 대항해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의 키이우를 찾은 건 2022년 2월 개전 이후 4번째다.

하르키우는 최근 며칠새 러시아의 집중 공격으로 전황이 위태로워졌다.

러시아가 지난 10일 우크라이나 동북부 하르키우주 국경을 넘어 지상 작전을 집중하면서 마을 약 10곳이 넘어갔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11일 호르티차 작전전략그룹 예하 하르키우 전술그룹 지휘관을 미하일로 드라파티 준장으로 교체하고 예비군 등 지원병력을 보강하며 대응하고 있다.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장도 이날 하르키우 전선의 한 지하 벙커에서 한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현 상황은 위기"라며 "매시간 전황이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하르키우 방면에서 새롭게 지상전을 개시한 것이 여타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방어태세를 취약하게 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또 수개월 전부터 치열한 교전이 전개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전선을 거론하며 "우리 병력은 차시우야르와 이곳에 나뉘어있다"며 "더는 예비 병력이 없다"고 털어놨다.

부다노우 국장은 며칠 내로 자국군이 하르키우 방면 방어를 강화하고 전황을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조만간 인접한 수미주(州)로 러시아군이 새로운 공격을 전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우크라이나 북부 수미의 국경지대에서 수도 키이우까지는 약 330㎞ 거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