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국가 지정 문화유산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촬영할 때 문화유산 전공자를 안전요원으로 배치하고, 문화재를 훼손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서약서도 내야 한다.국가유산청은 '국가지정문화유산 촬영 허가 표준 지침(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각 지방자치단체에 배포했다고 20일 밝혔다.이는 지난해 12월 KBS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를 촬영하는 과정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이자 국가 지정 문화유산인 안동 병산서원 만대루에 못질을 한 사태를 계기로 마련됐다.지침에 따르면 기존의 허가신청서 외에도 상세한 촬영 행위 계획서와 서약서를 관할 지자체에 제출해야 한다. 촬영 계획서에는 촬영 대상과 장소, 목적, 세부 일정에 따른 촬영 내용, 문화유산 훼손 예방을 위한 대책, 반입하는 촬영 장비 목록 등을 적어야 한다.상업적 촬영이거나 촬영 인원이 10인 이상인 경우 문화유산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관리·감독을 전담하는 안전 요원을 필수적으로 배치해야 하며, 명단은 촬영 전에 제출해야 한다. 안전 요원은 건축, 조경, 역사, 고고학 등 문화유산 전공자 또는 해당 지자체 소속 문화유산 해설사로 자격을 명시했다.또 별도 시설물 설치 금지와 문화유산 훼손 금지, 문화유산의 안전과 보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에서 촬영할 것을 촬영 허가 조건으로 구체적으로 담았다. 서약서에는 '촬영에 따른 문화유산 훼손, 시설물 훼손, 안전사고, 기타 모든 사항에 대해 민·형사상의 책임을 질 것을 서약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문화유산 내 목조 건축물의 기둥 등 나무 부재에 못을 박는 행위와 기단 및 석축에 철물(못 등) 설치 행위를 금지'한다는
축구로 유명한 뉴캐슬은 매우 전형적인 영국 북부의 공업도시다. 도시를 색으로 비유하자면, 회색이나 짙은 청색의 느낌이 물씬 풍겼다. 그런 뉴캐슬에서 오색찬란한 색감이 트레이드마크인 현대무용가 안은미의 <드래곤즈>가 무대에 올랐다. 회색빛 도시 뉴캐슬은 컬러풀한 안은미와 만나 순식간에 형광빛 테마파크로 변신했다. 이 작품은 올해 영국의 주요 극장 연합체인 댄스 컨소시엄(UK Dance Consortium)의 초청을 받아, 한 달간 영국 8개 도시를 순회 중이다. 지난 15일(현지 시각) 뉴캐슬 씨어터 로얄에서 열린 공연은 안은미가 현 기획사와 다양한 작품으로 월드 투어를 시작한 지 딱 200회째 공연으로, 특별함을 더했다.이날 공연 전 백스테이지에서 잠시 만난 안은미는 작품을 머리로 판단하지 말고, 그냥 빠져들면 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한번 공연장 문이 닫히면 절대 빠져나갈 수 없다”고 웃으며 경고했다. 무대는 ‘용’을 모티브로 안은미가 창조한 판타지 월드였다. 75분간 펼쳐진 공연은 생기 넘치고 화려하며, 아주 독특했다. 관객들은 마치 그가 설계한 롤러코스터에 탑승한 듯 몰입했다.무대 막이 오르자, 안은미가 등장했다. 그는 코끼리의 긴 코처럼 보이는 은빛 튜브로 곡선을 그려가며 기이한 소리를 냈다. “오잇? 꺄아. 뀨! 퐈아!” 동물들이 낼 법한 본능적인 외계어가 쏟아지자, 무방비 상태였던 관객들은 큭큭 웃음을 터뜨렸다. 어디가 얼굴인지 엉덩이인지 알 수 없고, 알려고 해도 답을 찾을 수 없는 ‘이상한’ 생명체는 객석의 호기심을 단숨에 이끌었다. 낯선 외계 행성에 도착한 듯한 기이한 도입부는 이 공연이 관객에게 줄 독특한 자극을 예고했다.안은
최근 이상기후 현상이 이어지면서 전국 곳곳에서 준비 중인 봄맞이 꽃 축제에 비상이 걸렸다. 개화 시기에 변동성이 커지면서 각 지자체가 축제 일정과 기간을 획정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이다. 꽃이 거의 피지 않은 채 축제가 강행된 일부 지역은 실제로 지난해 대비 방문객 수가 크게 줄기도 했다. 3월 폭설에 지자체 '골머리'20일 산림청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벚꽃 개화 시기는 4월 4일부터 9일까지다. 지난해(3월 30일~4월 8일) 개화 시점보다 4일가량 늦다. 특히 올해는 지난 17일 수도권 전역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기상 이변이 두드러졌다. 1999년 관련 데이터 집계 이후 가장 늦은 기록으로, 봄꽃 축제를 준비하는 지자체들에 예기치 못한 변수가 됐다.이상기후 속에서 일부 지자체는 꽃이 거의 없는 상태로 축제를 진행하면서 기대에 못 미치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지난 7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 전남 광양시 ‘광양매화축제’의 경우 개막 초 개화율이 10% 수준이었고 폐막일까지도 30%대에 머물러 방문객들의 아쉬움을 샀다. 이 기간 방문객 수도 지난해 대비 11만8000명이나 줄어든 38만5000명에 그쳤다.이에 광양시 관광과는 내년부터 축제 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올해 축제는 끝났지만 인근 교통 혼잡 등을 고려해 셔틀버스 운영도 이달 말까지 지속하기로 했다. 광양시 관계자는 "직전 해 12월부터 축제를 기획하기 때문에 정확한 개화 시기를 예측하는 것이 어렵다"며 "가설 건축물 설치나 용역 업체와의 계약 사항 등 관계자가 많은 대규모 행사라 직전에 일정을 변경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했다.지난해 3월 말 벚꽃 없이 축제를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