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속병원 경제효과는 '서부권'이 앞서…의료서비스 서부권 열악
순천시 "경제효과 분석 편파적" 지표에 의구심
전남의대 적합지 설문 '동부권' 우위…2021년 용역결과
전남도가 3년 전 실시했던 '국립 의과대학 및 부속병원 설립·운영(공공의료 확충) 방안 연구 용역' 내용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순천시와 순천대 등이 국립 의대 공모 참여 검토를 조건으로 내건 과거 용역 결과를 우여곡절 끝에 외부에 내놓았다.

용역을 수행한 서울시립대학교 산학협력단이 도민들을 상대로 여론조사 한 결과, 의대·부속병원 적합지는 서부권보다 동부권을 선호하는 여론이 더 많았다.

의료서비스는 동부권보다 서부권이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고, 부속병원의 경제적 효과는 서부권이 동부권보다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 의대·부속병원 적합지 설문…순천 34%·목포 27%·여수 13%
산학협력단은 2021년 전남 주민(6개 권역) 2천228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 조사를 통해 도내 의대 및 부속병원 설립 시 적합 지역을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34.1%가 순천권을 꼽았다.

27.7%는 목포권을 선호했고 이어 여수권(13.7%), 나주권(12.8%), 해남권(6.1%), 영광권(5.6%) 순이었다.

순천과 여수 등 동부권을 선호하는 주민이 47.8%였고, 목포와 해남 등 서부권을 선호하는 주민이 33.8%였다.

◇ 의료서비스 지표 중증 응급환자 서부권 열악
산학협력단은 2019년 기준, 전남 지역(3개 권역) 중증 응급환자 의료 이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중증 응급환자 유출률은 서부권 38.7%, 동부권 34.3%, 중부권 15.1%로 조사됐다.

중증 응급환자 전원율은 서부권 6.1%, 동부권 13.6%, 중부권 3.9%이다.

유출률이란 중증 응급환자가 거주지역이 아닌 응급의료기관에 내원한 비율이다.

유출률이 높을수록 해당 지역 내 중증 응급환자들이 타지역 의료기관에서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은 비율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원율이란 응급실에 내원한 중증 응급환자가 응급실 퇴원 후 다른 의료기관으로 변경한 비율을 나타낸다.

유출률이 높을수록, 전원율이 낮을수록, 해당 지역 내 중증 응급환자에 대한 적절한 의료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하는 것이라고 산학협력단은 부연했다.

의료서비스의 중요 지표로 삼는 유출률과 전원율로 보면, 동부권 보다 서부권의 의료서비스가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 부속병원 경제효과 근소한 차이로 서부권 우위
산학협력단이 의대 부속병원 설립을 가정해 동부권과 서부권으로 나눠 의료수입, 인건비, 경상 운영비, 기타 사업비 등 시나리오별 경제효과를 분석한 결과, BC(비용/편익 비율)가 동부권은 1.23 또는 1.35 산출됐다.

서부권은 1.26 또는 1.44로, 서부권에 부속병원을 지었을 때 경제효과가 동부권보다 근소한 차이로 우위를 보였다.

산학협력단은 이러한 설문조사와 지표 등을 토대로 특정 지역을 의대·부속병원 적합지로 꼽지 않는 대신, 전남지역에 의대·부속병원 설립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의대 학생선발은 전남 출신 인재 선발 또는 지역 의무 복무를 위해 장학금과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제언했다.

부속병원과 관련해서는 900병상을 확보 후 전문인력을 확충해 병원 규모를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속병원이 설치되지 않는 지역에는 해당 지역 내 공공병원 규모를 대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용역에는 서울시립대, 국립중앙의료원, 한양대 등 의료전문가 15명이 참여했다.

◇ 순천시 "용역결과 편파적, 서부권에 유리"
전남도의 반대에도 그동안 용역 결과 공개를 강하게 요구해 왔던 순천시 등에서는 경제효과 분석 지표가 서부권에 유리하게 작성됐다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순천시 관계자는 14일 "경제효과 분석 지표가 편파적"이라며 "도가 주관한 공모 용역에 대해 공정성·투명성에 의구심을 갖는 이유가 다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전문가 분석을 실시하는 등 순천대와 함께 대응책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