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교가 8년 전과 마찬가지로 다시 '대통령 직무대행' 체제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맞이하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에서 가결되면서다. '씁쓸한 평행이론'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지난 2016년 11월 8일 제45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가 승리한 직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국이 전개됐다. 결국 같은 해 12월 9일 국회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지난 11월 5일 실시된 제47대 미 대선에서 트럼프가 다시 승리했다. 이날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된 것은 그 일정마저 '판박이'처럼 비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대통령 권한대행인 한덕수 국무총리는 우선 비상계엄 사태 이후 멈춰 있던 정부 각 부처의 기능을 정상화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권한대행은 선출된 권력이 아닌 탓에 한 총리는 사실상 '현상유지적 권한'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 방위비분담금 재협상 등 '안보 리스크'에 해당하는 과제를 제시하지 않도록 사전 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이런 가운데 내년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때 보낼 특사가 누가 될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국민의힘에서 '탄핵 반대' 당론에서 이탈한 것으로 추정되는 최소 12표의 탄핵 찬성표가 나오면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14일 가결됐다. 공개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힌 7명 외에도 '샤이 찬성'표를 던진 5명이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 정족수를 간신히 넘겨 탄핵안이 통과되면서 국민의힘의 내홍은 격화할 전망이다.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은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됐다. 야권 의원 192명 전원이 찬성을 했다는 가정하에 여당에서 12표의 이탈표가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까지 국민의힘에선 안철수·김예지·김상욱·조경태·김재섭·진종오·한지아 의원 등 7명이 공개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혀 의결 정족수(200명)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이날 실제 표결에선 공개하지 않고 찬성표를 던진 이들이 5명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날 5시간 여에 걸친 의원총회 끝에 '탄핵 반대' 당론을 유지하기로 했다. 친윤석열(친윤)계와 영남·강원권 의원들이 탄핵을 저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쏟아냈다. 일부 의원들은 야당의 탄핵안에 추경호 전 원내대표가 내란 공모자로 명시된 점을 들어 반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탄핵안이 가까스로 통과되긴 했지만 여당의 절대 다수가 반대하면서 후폭풍은 거셀 전망이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 가결 땐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의원 128명 중 절반 가까이인 최소 62명이 찬성에 표결했다. 반면 이번엔 탄핵에 동조한 의원들이 소수에 그쳤다. 특히 한동훈 대표가 "당론으로 탄핵을 찬성해야
지난 3일 비상 계엄 사태로 인해 윤석열 대통령(사진)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이제 공은 헌법재판소로 넘어갔다.윤 대통령은 앞선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탄핵안이 가결된 세 번째 현직 대통령이 됐다. 노 전 대통령의 경우 헌재에서 탄핵이 기각됐기 때문에 만약 헌재가 윤 대통령 탄핵으로 최종 결정을 내리면 박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 파면 대통령이 된다.윤 대통령이 중대한 법 위반 여부를 했느냐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헌재는 노 전 대통령의 경우 사소한 법 위반이란 점을 들어 탄핵 심판에서 기각 결정을 내렸다. 반면 박 전 대통령 탄핵 심판에선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의 국정 개입 허용 등이 중대한 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헌재 재판관 8인 전원일치 의견으로 파면을 선고했다.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이번 탄핵 정국을 촉발한 비상 계엄 과정이 헌법 수호 관점이나 국민의 신임을 배반했는지 등을 따져 윤 대통령의 법 위반 중대성 위부를 가늠할 것으로 전망된다.헌재는 최장 180일간 심리에 착수한다. 현재 재판관 9명 중 3명이 공석 상태라 이론적으로는 한 명만 반대해도 탄핵이 기각된다. 따라서 국회는 헌재 재판관 인선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점쳐진다.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