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유도 기능 갖춘 신형 개발" 발표, 김정은 3번이나 현장지도 나서
김정은, 대량생산 중요성 강조…전문가 "푸틴 방북 전 홍보 차원"
북, 122㎜ 이어 240㎜ 신형 방사포탄도 러시아 수출하나(종합)
북한이 240㎜ 방사포(다연장로켓포의 북한식 표현)에 탑재하는 신형 무기인 조종 방사포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북한이 한국의 수도권을 겨냥한 기존 240㎜ 방사포의 성능 개량을 통해 방사포탄의 유도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대남 위협 수위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러시아로 포탄 수출을 확대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1∼12일 제2경제위원회 산하 중요 국방공업기업소들을 현지지도하면서 신형 240㎜ 방사포를 싣는 차량을 직접 시운전하고, 무기체계 생산 확대와 포병 전투력 강화를 지시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국방공업기업소에서 생산한 240㎜ 방사포탄의 검수사격을 참관했으며, 이달 10일에도 현장지도를 통해 240㎜ 방사포 무기체계를 파악하고 유도 기능을 갖춘 방사포탄의 시험사격을 지켜봤다.

북한은 지난 2월 국방과학원이 유도 기능을 갖춘 신형 240㎜ 방사포탄을 개발했다고 관영 매체를 통해 발표한 바 있다.

이후 김 위원장이 연달아 신형 240㎜ 방사포 관련 현장지도에 나선 것은 일단 수도권 정밀타격능력 과시를 통해 대남 위협 수위를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40㎜ 방사포는 북한의 '서울 불바다' 위협이 제기될 때 거론되는 무기체계로 기존 포탄의 유효 사거리는 40㎞, 최대 사거리는 60㎞로 알려졌다.

북한이 기존 포탄에 위치정보시스템(GPS) 조종날개를 장착해 유도화하는 데 성공한 것이 사실이라면 사거리와 정밀도가 개선됐을 것으로 보인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북한 매체의 보도 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개발 중인 신형 240㎜ 조종방사포탄은 두 종류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신 연구위원은 지난달 25일 검수사격 때 등장한 방사포탄은 유도부와 조종날개가 짧지만, 이달 10일 시험사격 때 등장한 방사포탄은 유도부와 조종날개가 길다면서 "사거리를 늘리기 위해 유도장치를 개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북한이 보유한 기존 240mm 방사포는 1980년대 생산 무기들로 포탄의 폭발력, 정밀도, 사거리 등의 한계로 대화력전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어려웠다"며 "신형 240mm 방사포에 유도 기능을 부여, 정밀도를 향상시켜 기존 노후 방사포를 대체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240㎜ 방사포탄 성능 개량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을 계기로 군수산업을 통해 경제적 이득을 보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 11∼12일 국방공업기업소들을 현지지도하면서 "효율성과 믿음성이 높은 우리 식의 방사포차들을 꽝꽝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생산 공정의 현대화 수준을 끊임없이 높이는 사업을 근기 있게 내미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량 생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122㎜ 방사포탄 등을 러시아에 수출하고 있는 북한이 240㎜ 방사포로 수출 품목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 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의 연이은 240㎜ 방사포 관련 현장지도에 대해 "러시아 포탄 수출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3년차에 대공세를 다시 펼치고 있는 러시아 입장에서도 (북한으로부터) 군사지원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홍 연구위원도 "방사포 무기체계가 양산 체제에 들어갔다는 (대외) 홍보 목적"이라며 "향후 예상되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을 앞두고 북한 무기에 대한 이미지와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해 김정은이 직접 현지지도를 통해 능력을 과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군의 한 소식통도 북한의 240㎜ 방사포 러시아 수출 가능성에 대해 "상당한 개연성이 있어 보인다"며 "첨단무기 개발에 집중하던 김정은이 연이어 방사포 관련 활동을 하는 것은 대러시아 수출 목적의 활동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